대관령 선자령 바우길에 오르다

백두대간의 겨울 풍광을 가슴에 새기며


신선이 노닌다고 했던가. 천상낙원 대관령 선자령! 국내 트레킹의 명소로서 빼놓을수 없는 몇 곳 중 하나가 선자령의 바우길이다. 특히 선자령 바우길은 고저가 완만해 주변 풍광을 벗 삼아 걷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백설로 뒤덮인 대관령을 통해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은 이제까지 보지 못한 별세상을 선사한다. 혼자서 길을 나서면 더한 즐거움을 주는 곳도 바로 바우길이다. 눈 쌓인 대관령 바우길이 자아내는 겨울풍경 속으로 한걸음 내딛어보자

글 > 정현주 사진 제공 > 강원도청


대한민국 청정대표 지역, 대관령 바우길

강릉은 다채로운 매력으로 가득한 여행지이다. 산과 바다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로 여행자를 반기고 있다. 특히 강릉은 자연적이며 인간친화적인 트레킹 코스로 많은 여행자가 찾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바우길은 강릉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어감이 친숙한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의미한다. 또한 ‘바우’는 바빌로니아 신화 속건강의 여신을 의미하기도 하여, 그래서 바우길은 ‘치유의 길’이라고도 칭한다. 이 길을 걷는 사람 모두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길 위에 담은 것이다.


강원도 청정지역의 곳곳을 걸어볼 수 있는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총연장 약 400km로 강릉바우길 17구간, 대관령 바우길 2구간, 울트라바우길, 계곡바우길, 아리바우길로 이뤄져 있다. 이번 호에는 이국적이고 색다른 풍광을 자랑하는 대관령 바우길에 서보았다. 대관령 바우길은 두 가지 코스다. 1코스는대관령 국민의 숲길, 2코스는 대관령 눈꽃마을길. 두 가지 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선자령(1,157m)으로 이어진다. 대관령 휴게소 해발고도가 840m라는 것을 감안하면, 선자령은 그리 높지 않은 편으로 317m 정도를 더 올라가면 된다. 우리가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뒷동산 정도의 완만한 산행길이다. 날씨가 좋은 날 전망대에 오르면 강릉 쪽으로 나있는 동해바다의 풍광도 감상해 볼 수 있다.



옛 선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길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을 걷다보면 키 작은관목 숲과 초지가 길 주변에 많다. 그래서 이곳에 위치한 것이 바로 대관령 목장이리라.동양의 알프스라 불리는 대관령 고원목장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와 말과 양, 산양들의 모습도 이국적인 풍광이다. 길을 걷다 만나게 되는 눈꽃마을 오솔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트레킹코스다. 깨끗한 공기와 탁 트인 전망 속에서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레 바쁜 생활 속에 쫓기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만하다.


참나무숲 아래에 끝없이 펼쳐진 산죽밭길도 인상적이어서 가는 발길을 멈추게 한다. 대관령 옛길이라고 불리는 바우길 2코스는 역사적인 유래도 깊다. 옛날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에는 영동지역으로 가기 위해 많은 나그네들이 선자령을 넘었다. 강릉이 친정이었던 신사임당도 어린 율곡선생의 손을 부여잡고 이 대관령 옛길을 넘어 서울로 오갔다고 한다. 또한 강원도 관찰사였던 정철이 관동별곡을 썼던 것도 이 길을 지나면서라고 한다.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던 곳이기도 하고, 단원 김홍도가 이곳에서 대관령도를 그리기도 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릉단오의 첫 제례는 이곳 대관령 산신각과 대관령 국사성황당에서 열렸다.


Travel Information

대관령 바우길 1코스(9.8㎞, 4시간 소요) 신재생에너지전시관(2.3㎞)▶ 산림트레킹코스 입구(3.1㎞) ▶ 용평레포츠빌펜션(2.3㎞) ▶ 바우2길분기점(2.2㎞) ▶ 신재생에너지전시관


대관령 바우길 2코스(12㎞, 5~6시간 소요) 눈꽃마을 산촌생태체험장(1.2㎞) ▶ 고원목장 입구(1㎞) ▶ 승마클럽(1.5㎞) ▶ 캔터치펜션단지(0.92㎞) ▶ 대관령 소심원펜션(2㎞) ▶ 능선소나무쉼터(2.8㎞) ▶ 능선


선녀들이 아들을 데려와 놀러 갔다는 선자령

선자령으로 오르는 길 주변을 걷다 보면 주변에서 침엽수들을 보게 된다. 특이한 것은나무의 가지 좌우 한 쪽은 휑하다. 얼마나 바람을 맞았길래 한편의 가지는 자라질 못하고 반쪽만 남은 걸까. 선자령으로 오르는 바우1길은 키가 작은 도토리나무 관목 숲 사이로 길이 나 있으면서 완만한 경사를 보인다. 기대를 크게 했다면 선자령에 이르러 다소 실망감이 들 수도 있다. 산 정상이 아닌지라 다소 완만한 언덕 위에 선 느낌이다. 하지만 해발고도가 높은 만큼 잠깐만 서 있어도 운무 때문에 풍광이 흐릿해지고 맑아지고를반복한다.


주변 배경을 놓고 사진이라도 찍을라치면풍차를 연상시키는 인근의 풍력발전단지도 이국적인 느낌을 전하며 장관을 연출한다.선자령 계곡이 아름답고 물이 맑아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선자령이라는 명칭이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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