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노트

체험하게 하라


사람들은 무언가를 한 번 소유하면 소유하지 않을 때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또한 한 번 소유하면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 소유 효과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고객이 제품을 만져 보고, 냄새 맡게 하고, 직접 눈으로 보게 하고, 몸으로 체험하게 해야 한다. 고객이 자사 공장을 견학하게 하는 것도 고객 발굴에 있어 효과적인 방법이다

Source 『세일즈, 심리학에서 답을 찾다』 호이테북스


고객들은 무언가를 한 번 소유하고 나면 그것을 잃거나 바꾸고 싶지 않은 욕구가 있다. 자기가 소유한 것을 소유하지 않을 때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손실을 회피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것을 ‘소유 효과’ 혹은 ‘보유 효과’라고 한다.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소유 효과를 실험으로 증명한 사람들이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크네시와 존 신덴이다.   

 

실험 참가자를 반으로 나누어 각각 추첨권과

현금 2만 달러를 주고, 서로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러나 실제로 거래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양쪽 모두 자신들이 소유한 물건이 상대방 물건보다 좋다고 평가한 것이다.또 다른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실험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첫 번째

그룹에 머그컵을 주면서 400그램짜리 초콜릿

바와 교환해도 된다고 했다. 두 번째 그룹은

첫 번째 그룹과 반대로 400그램짜리 초코릿

바를 주면서 머그컵으로 교환할 수 있는 기회

를 주었다. 교환에 필요한 시간이나 별도의

수고가 들지 않도록 고안한 실험이라 거래 비용은

거의 무시해도 될 상황이었다. 또 세 번째 그룹은

두 가지 물건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첫 번째 그룹의 89퍼센트는 머그컵을 선호했다. 즉, 초콜릿바와 교환하지 않았다. 두 번째 그룹에서는 90퍼센트가 초콜릿바를 선택했다. 그들 역시 머그컵과 교환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언뜻 보기에 머그컵과 초콜릿에 대한 평가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머그컵과 초콜릿바중에서 좋아하는 쪽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한 세 번째 그룹에서는 거의 반반 비율로 선택한 것을 보더라도 이 사실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초콜릿보다 머그컵을 선호하는 사람은 첫 번째 그룹에서 89퍼센트, 두 번째그룹에서 90퍼센트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이런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보유 효과가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보유 효과는 시장의 압력이 있을때나 학습에 의해 감소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카너먼, 크네시와 세일러는 참가자700명으로 구성한 대규모의 시장 거리 실험을 수행하여 보유 효과는 범위가 넓고 강한현상이며, 순수 시장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세일즈에서 보유 효과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 접촉이다. 영업인이 취급하는 제품을 접촉하면, 고객은 애착과 함께 소유욕이 강해진다. 소유욕이 생기면 구매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옷 가게에서 옷을 한 번 입어 보라고 하는 것이나 화장품영업인이 물건을 보여주며 고객이 만져 보도록 하는 것, 백화점에 시식코너를 만들어 놓는 것도 접촉으로 고객의 소유욕을 높이려는 것이다.


소유 효과를 활용하여 세일즈 효과를 높이려면 물건을 들고 다니는 것이 좋다. 고객의 눈앞에 물건을 쫙 펼쳐 놓는 것은 고객의 구매욕구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보여주고(시각),만지게 하고(촉각), 냄새 맡게 하고(후각), 맛보게 하고(미각), 소리를 들려주는 것(청각)과 같이 오감을 이용한 세일즈는 높은 성과로 이어진다. 정수기를 한 달간 사용해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나 화장품 샘플을 사용해 보고 결정하라는 것, 자동차를 시승해보라고 하는 것들이 소유 효과를 활용한 영업방식이다.


소유 효과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고객 체험 행사가 있다. 고객들을 초청하거나 회사 견학을 가서 제품을 직접 만져 보고 사용해보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잘 활용한 영업인으로 백숙현 대우 일렉트로닉스 특판본부장을 들 수 있다. 『한국의 영업왕』에 나오는 그녀의 이야기를 한 번 보자.


그녀의 영업 입문 초기 별면은 백순이다. 제발 더도 말고 딱 백만 원만 매출을 올리라는 의미에서 회사에서 붙여 주었다고 한다. 그녀는 한 달에 세 켤레의 구두를 갈아 치우며 가망고객들의 집을 청소해 주고, 고지서도 대신 내주고, 집안의 부업일도 도와주고, 김장도 해주는 등 파출부와 집사가 무색할 정도로 뛰어다녔지만 석 달 동안 냉장고 한 대 팔지 못했다.


이같은 피나는 노력을 4개월 동안 했는데도 성과가 오르지 않아 그녀는 처음 가전 판매를 시작한 면목대리점을 그만두는 좌절을 겪어야 했다. 그 후 그녀는 자신만이 차별화된 영업 방법(고객을 발굴하고 접근하는, 그리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실천한 결과 한 해에 2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영업 달인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


면목대리점을 그만둔 백숙현 씨는 여의도에서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이때부터 비디오 대여 이벤트를 시작으로 재롱잔치, 컴퓨터 무료강좌, 컴퓨터 경진대회, 공장 방문, 전자레인지요리강습, 미스 미스터의 밤, 푸른 신호등 노래자랑 등 수백 회의 이벤트를 개최하였다.


그중 공장 방문 이벤트는 2000년까지 200회 넘게 개최하여 공장 방문 전도사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공장 방문 1회에 평균 40명을 초청하였으니 8,000명이 넘는 가망고객들을 발굴한 것이다. 맨 처음 공장방문 대상은 여의도 주요 아파트 단지의 통·반장들 40명이었다. 대략의 일정은 차량 편으로이동, 공장 견학, 점심 식사, 차량 이동 중 레크리에이션과 노래자랑 그리고 선물 증정과 고객카드를 적성하는 것이었다.


이런 일정으로 2회, 3회, 7~8회까지 진행하는 동안 공장 방문 대상(가망고객)을 발굴하는것은 쉬웠는데(갔다 온 사람들이 자동적으로홍보를 해서 신청이 저절로 많이 들어왔다고함), 문제는 공장 방문에 들인 시간과 노력,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얼굴 정도는 익힐 수 있었지만 친분을 쌓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고, 대부분 사람들은 고객 카드도 잘 써주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숙현 씨는 자신이 레크리에이션을배워 게임을 직접 진행하면서 가망고객들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고, 게임에 대한 시상식은 공장 방문 후, 회사 빌딩으로 가서 해산식 직전에 했다. 실제로 회사 빌딩에서 시상식을 한 뒤부터 판매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공장에 갔다 온 사람들 중 가전제품을 바꿀 때 연락해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 결과, 여의도로 옮긴지 1년 만에 가망고객 1,000명을 발굴했다.

 


200회가 넘는 공장 방문 이벤트는 백숙현 씨자신이 주부 판매사원인지, 아니면 공장 견학안내인인지 헷갈릴 정도로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진행된 가망고객 발굴 이벤트였다. 대부분의 영업인들은 가망고객을 보면 저 사람에게 무엇을 어떻게 팔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가망고객을 만나면 마음이 급해지게 된다. 설사 팔고자 하는 마음을 숨기려고 해도 가망고객 역시 바보가 아니므로 바로 눈치 채게 된다. 그리고는 오히려 경계심과 부담감을 갖고 빨리 만남을 끝내려고한다.


그러나 영업의 달인일수록 가망고객에게 무엇을 팔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고객에게 어떤 도움과 즐거움 그리고 감동을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한다. 백숙현 씨 또한 이런 다양한 이벤트 개최를 통하여 자신의 가망고객들에게 즐거움과 흥겨움을 제공하는데만 충실하였다. 백숙현 씨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 물건을 사라고 강권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가망고객들이 먼저 사겠다고 요청해 온 경우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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