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품고 일어서는 용기의 가치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은퇴 이후 무한으로 주어진 시간 앞에서 방향을 잃고 실의에 빠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리라. 하지만 삶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그 시간 속에 서 있게 된다면, 나만의 ‘쓰임’을 할 수 있는 매개를 찾아보자. 그런데 열심히 일만 하다 은퇴 후 삶을이어나가야 하는 사람에게 쓰임이라는 말은 참 가혹하게 다가올 수 있다. 남은 세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꼭 불행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끝난 그 지점에서 우린다시 희망을 쏘아올릴 테니까.

글 > 편집실 자료 제공> 교보문고


‘품격 있는 쇠퇴’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화상

은퇴를 앞둔 남자들의 마음을 울린 ‘끝난 사람’

‘은퇴 이후의 삶’을 쓴 소설 『끝난 사람』은 2015년 출간후 일본 시니어 독자의 절대적 공감과 지지를 얻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으로 영화로도 제작됐다.주인공 사디로 소스케는 대형 은행의 임원 승진을 앞두고 자회사로 좌천돼 정년을 맞이한다. 일이 전부였고, 취미도 친구도 없이 평생을 살아왔는데, 퇴직이라니… 큰 실의에 빠져 아무런 의욕도 없는 생활을 하게된다. 그는 이대로 늙을 수 없다는 생각에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구직활동도 해보지만 공허함만 커져간다.우여곡절 끝에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러던 중 같은 헬스클럽에 다니던 젊은 벤처기업 사장으로부터 뜻밖의 제의를 받아 IT 회사의 경영 일선에 나서 못다 이룬 야망을 마지막으로 불태우기도 한다.


사디로 소스케는 도호쿠 지방 출신으로 도쿄대 법학부를 졸업한 후 대형 은행에 입사해 한동안 승승장구하던 인물로 자신이 ‘끝났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책은 현역에서 은퇴한 남자의 마음속에 여전히남아 있는 미련과 야심, 은퇴자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느낀 당혹감, 세상에서 외면당한 공허감, 노년의 삐걱거리는 부부관계가 생생히 묘사되어 있다.누구나 현역에서 은퇴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마련이다.책은 갑작스러운 은퇴의 충격과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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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사람(2017)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박승애 옮김

한스미디어


누구나 직면하게 될 노후자금 사수 대작전!

남 눈치는 왜 봐! 소신껏 해피엔딩으로 디자인하자

평범한 50대 주부 고토 아츠코. 남편의 정년까지 남은기간은 3년인데, 그전에 주택자금 대출금도 다 갚아야하고, 노후자금 6천만 엔도 모아야 한다. 그런데 어느날 딸이 대형마트를 경영하던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게됐고, 아츠코는 딸이 시집살이를 당할까 안쓰러운 마음에 답답하지만 결혼식 비용으로 큰돈을 지출한다. 시부모는 자식들이 대를 잇지 않자 결국 가게를 판 돈 2억 엔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고, 최고급 요양원에 입주해 호의호식하며 살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부부가 장수하는 바람에 어느새 돈은 바닥을 보였고, 그런 시점에서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며 장례식 비용을 모두 아츠코네에서 책임지게 됐다. 아츠코는 매달 시어머니에게 생활비 9만 엔을 보내는 것도 힘겨운데, 계약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까지 구조조정으로 실직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만다.


아츠코의 이야기는 이 시대를 살아가며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문제다. 게다가 이 책에는 비정규직, 가정폭력 피해자 등 많은 사회적 약자가 등장해서 더 공감이 되고 마음이 쓰인다. 나름 살뜰하게 미래를 준비했지만, 우리의 인생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아츠코는 돈에 휘둘리면서도 기죽지 않고 지금 당면한 상황을 씩씩하게 헤쳐 나간다.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가계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츠코의 모습이 꼭 이 시대의 모든 어머니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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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이 없습니다(2017)

가키야 미우 지음

고성미 옮김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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