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순풍 맞고 KTX 엔진 장착, 강릉의 무한질주
강원도의 숨은 진주, 강릉의 그날과 마주하다
우수한 역사·문화자원이 즐비하고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관광도시 강릉. 최근 강릉-원주 철도가 개통돼 서울에서 강릉까지 2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인기종목이 강릉에서 펼쳐지면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강릉이 보유한 다채로운 문화관광 콘텐츠가 함께 어우러져 글로벌 관광도시로 자리매김 한 강릉의 풍경 속으로 걸어가 보자
글 > 정현주 사진 제공 > 강릉시청·문화재청
폐철로 구간에서 핫 플레이스로, ‘월화거리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기간 동안 다채로운 문화공연으로 외국인들의눈길을 사로잡은 ‘월화거리’(강릉역~강남동부흥마을 2.6㎞ 구간)는 옛 철도 유휴부지를활용한 공원으로,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의 거리문화 중심지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강릉을 대표하는 먹을거리가 가득한 ‘중앙시장’과 인접해 있어 식도락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강릉올림픽파크’에서 올림픽 열기를 되새기다
강릉 ‘녹색 도시체험센터’에 위치해 있으며, 컨테이너로 만든 것이 특징인 동계올림픽홍보체험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준비과정과 다양한 동계올림픽 자료들이 알차게 전시돼 있을 뿐만 아니라 4D체험공간도 마련돼 있어서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새록새록 되새겨볼 수 있다. 특히 강릉올림픽파크와 맞닿아 있으며 올림픽을 앞두고 새롭게 개관한 ‘강릉아트센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은 올림픽 기간에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막식 공연과 다양한 올림픽기념 행사·공연·전시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역사와 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경포
강릉아트센터에서 경포사거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강릉 역사문화관광에서 결코 빼놓을수 없는 필수코스이자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집으로 유명한 오죽헌이 나온다. 조선 중기의 목조건물로 보물 제165호로 지정된 오죽헌에는 신사임당이 율곡을 낳기 전에 용꿈을 꿨다는 데서 이름 지어진 ‘몽룡실’이 있다. 오죽헌에서 99칸의 전형적인 사대부 집안의 상류주택으로서 개인소유의 국가문화재로서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 ‘선교장’을 거쳐 경포호를 따라가다 보면 ‘알쓸신잡’에서 정재승 박사가 유독 치켜세운 ‘참소리 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이 나온다. 소리와 과학이 만나는 공간으로, 소장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의 박물관이다.
경포호를 사이에 두고 에디슨 과학박물관건너편에 있는 ‘경포아쿠아리움’은 강릉의 석호 생태관인 대형 아쿠아리움으로, 수량만 놓고 보면 서울 ‘아쿠아플라넷63’보다 규모가 크다고 한다. 아쿠아리스트의 해설을 통해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분단의 현실을 떠오르게 하는 ‘안보전시관’
관동 8경 가운데 하나로 유명한 경포대를 뒤로 하고 정동진 방면으로 내려오다 보면 분단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강릉통일공원과 마주친다. 이곳은 한국전쟁에서 북한군이 최초로 남침해 상륙한 곳이자, 1996년 9월에 북한잠수함이 침투해 온 국민이 전율을 느끼게 한 곳이다. 함정전시관과 안보전시관으로 구성됐고, 국내 육해공 3군의 군사장비와북한잠수함 등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공원으로 산과 바다가 절묘한 조화를이루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분단의 슬픔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레일바이크와 정동진 시간박물관
강릉통일공원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간이역이 있는정동진의 푸른 바다와 마주한다. 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해진 정동진은 모래시계공원, 남쪽의 조각공원, 헌화로 등이 모여 있어 많은 관광명소를 한 곳에서 즐길 수있다. 특히, ‘정동진 레일바이크’는 강릉 여행의 백미로 손꼽히며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레저스포츠다. 모래시계 공원 내에 있는 ‘정동진 시간박물관’ 내부는 기차의 모습을나타내며 객차 안을 박물관 전시실로 꾸며놓은 재미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시계의 역사와 진귀한 시계들을 직접 눈에 담아갈 수있는 이색적 체험을 할 수 있다.
커피거리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도 만끽
특히 강릉에는 커피박물관, 커피거리(안목해변)가 있고 2009년부터 매년 10월 커피축제가 열릴 만큼 커피가 유명하다. 특히 바리스타 1세대이며 1990년대 원두커피의 맛을 전달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박이추 선생이 운영하는 보헤미안 ‘박이추커피공장’도강릉의 커피명소다. 강릉 커피박물관에는 세계 6번째로 현재의 강릉뿐 아니라 영국이나 미국 등 초창기 커피문화를 엿볼 수 있는기물들이 상당수 있다. 강릉 커피가 유명한 이유는 커피 자체의 고급스런 맛이 큰 몫을 했겠지만, 바다와 산, 호수 그리고 예술이 어우러진 강릉의 아름다운 풍미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