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부산 보이소, 여 가봤는교?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자갈치시장…, 부산에는 참 많은 관광지가 있다. 돼지국밥, 밀면, 씨앗호떡, 부산어묵…, 먹거리는 또 얼마나 다양한가. 볼것도, 먹을 것도 많은 부산이기에, 그 매력을 알려면 한 번의 여행으로는 부족하다. 다시 찾게 된부산, 또다시 해운대와 자갈치시장에 들렀다. 이번에는 예쁜 마을도 찾아갔다. 부산의 멋진 풍경들…, 벌써 부산이 그리워진다.
Editor 박영화
볼거리 먹거리 천지삐까리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보수동 책방골목. 헌책과 새책이어우러진 문화골목으로 부산 문화의 상징이다. 1950년 6·25 전쟁 이후 부산으로 피난 온 한 부부가 이곳에서 각종 헌책 등을 팔면서 보수동 책방골목의 역사도 시작됐다. 그 당시 보수동 뒷산 등에서 노천교실과 천막교실을 열었는데 보수동 골목길은 수많은 학생들의 통학로로 붐비게 되었다. 현재 서점은 38개 정도. 골목골목 이어지는 서점과 서점 앞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헌책의 풍경이 어쩐지 낭만적이다.
책방골목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는 ‘국제시장’이 있다.국제시장은 각종 공구와 전자제품, 주방기구 등 없는게 없는 부산 제일의 시장이다. 특히 영화 <국제시장>의 촬영 장소인 ‘꽃분이네’는 현재 기념품을 파는 잡화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 인기를 반영하듯 수많은인파로 북적였다. 국제시장에서 관광객으로 붐비는곳이 한 곳 더 있다. 먹자골목이다. 골목 한가운데 좌판이 늘어서 있는데 비빔당면, 납작만두 같은 길거리음식이 즐비하다.
국제시장에서 BIFF 거리를 지나니 국내 최대 수산시장인 자갈치시장이 보였다. 6·25 전쟁 이후 먹고 살 일이 막막해지자 사람들이 이곳에서 수산물을 팔기 시작했고, 상인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각종 생선이 바구니에 담겨 있고, 한쪽에는건어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입이 쩍 벌어질 만큼 큰 문어도 시선을 끈다. “뭐할라고 찍노!” 쏘아붙이는 부산 아지매의 사투리마저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졌다.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생선구이와 연탄불에 구워주는 꼼장어는 자갈치시장에서 꼭 맛봐야 할 맛. 시장 밖으로 나와 바다 쪽으로 향하니, 바다와 육지 사이를 오가는 갈매기와 항구를 가득 메운 어선들, 좌판에서 각종 물건을 팔고 있는 사람들과 장기를 두고 있는어르신들의 모습에서 활기찬 부산의 매력이 고스란히전해졌다.
이바구길, 까리하네
자갈치시장에서 차로 10분을 이동해 감천문화마을로향했다. 알록달록 색칠한 블록 장난감으로 공들여 지어놓은 듯한 예쁜 마을이다. 산자락을 따라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고, 집들 사이사이 골목을 다니다 보면마치 거대한 미로 속에서 길을 찾는 것만 같다. 이 마을에서 길을 찾는 방법은 골목마다 만나는 물고기를 따라가는 것. 물고기 입이 향하는 곳이 진행방향이니 길을 잃더라도 물고기만 찾으면 걱정할 게 없다. 꼭대기까지 오르면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어린왕자와사막여우를 만날 수 있다.
감천문화마을보다 덜 알려졌지만, 더 부산다운 예쁜마을이 또 있다. 흰여울문화마을이다. 6·25 전쟁 이후피난민이 모여 살면서 만들어진 마을로, 역사의 아픔과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소박한 마을이다. 바닷가 절벽 위에 위치해 있어 그리스의 산토리니로도불린다.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집집마다 그려진 아기자기한 벽화들과 담벼락에 적힌 영화의 대사들을 찾아보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마을 아래 해안산책길을 걸어보는 것도 흰여울문화마을에서느끼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여행하면 해운대아이가
둘째 날 아침, 눈부신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만나러 해운대로 향했다. 바다 위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과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다정하게 해변을 걷는 연인들까지, 저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만끽하는중이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해운대에 밤이 찾아오자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조금 더 어둑해지자 폭죽이 터지면서 밤하늘을 다이나믹하게 물들였다. 낭만적이면서도 활기찬 해운대의 풍경. 역시 ‘부산은 해운대’가 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