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 손짓, 목소리 등을 통한 표현을 활용하자
비언어적 신호가 중요하다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는 데 언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7%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머지 93%는 몸짓, 표정, 말투, 자세, 태도, 옷차림, 매너, 배려 등 비언어가 차지하고 있다. 영업을 할 때 상품 지식을 외워 수려한 말솜씨를 자랑한다고 해서 고객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을 대할 때는 몸짓언어 외에 자세와 행동, 옷차림과 액세서리, 감정과 분위기 등 상대의 심리를 움직일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글 > 편집실
사람들은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인다. 전문 강사들은 청중의 평가에 무척 예민하다. 특히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더욱 그렇다. 강사는 강의 준비를 얼마나 많이 했느냐에 상관없이 얼마만큼 호응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필자가 운영하는 미래경영연구원에서는 ‘사람답게’를 주제로 매월 1회씩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감사’, ‘공감’, ‘용서’, ‘행복’ 같은 주제로 강의를 한다. 강의가 끝난 후에는 수강생들에게 강의 전반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수강생들이 좋았다고 평가하는 강의는 일단 지루하지 않은 강의라는 전제 조건이 있다. 강사가 재미있고, 열정이 있어야 좋은 강의라고 평가받는다.
아무리 강의 내용이 좋거나 깊이가 있더라도 너무 진지하게 강의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비언어적인 태도도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매튜 헤르텐슈타인의 저서인 《스냅》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 강사란 어떤 이들인지 실험 결과를 보여준다.
날리니 앰바디와 로버트 로젠탈은 사람들이 얼마나 빨리 강사의 자질을 추론하는지를 실험해 보기로 했다. 연구자들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대학원생 조교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하는 장면을 녹화했다. 과목은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다양했다. 학기 말에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다음 사항을 점수로 평가했다.
“수업의 질을 전반적으로 평가하시오.”
“강사의 능력을 전반적으로 평가하시오.”
연구자들은 특정 강사에 대한 전체적인 점수를 알고자 개별 학생들의 평가 점수에서다시 평균을 냈다. 그리고 해당 강사에게 수업을 들은 적이 없는 학생들에게 녹화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실험 참가자들은 해당 강사의 자신감, 호감도, 열정 같이 다양한 비언어적행동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영상 전체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들이 본 것은 강사 한 명당 30초 분량으로 편집한 짧은 영상이었다. 강사를 전혀 모르는 학생들에게 이 같은 짧은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심지어는 녹음한 소리까지 제거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전까지는 강사를 전혀 몰랐던 낯선 실험 참가자들이 불과 30초 분량의 영상만을 보고 강의 평가에서 높은 평가와 낮은 평가를 받은 강사들을 구별해낸 것이다. 청강한 학생들에게 수업 내용도 좋았고 강의도 훌륭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은 강사들은 비언어적행동만 하고 평가한 실험 참가자들에게서도 활발하고, 적극적이고, 도움을 주고, 자신감 있고,호감이 가고, 지배적이고,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 가지 후속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훌륭한 강사는 표정, 손짓, 몸짓, 목소리 등을 통한 표현이 풍부하고,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는 강의실을 활발히 돌아다니며 강의한다. 또한 그들은 열정이 느껴지는 신호들을 마구 쏟아내며 강의 내용에 힘을 실어 줘서 청중을 압도한다. 당신이 고객을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실험 내용이다. 고객을 만나서 계약을 성사시키기까지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인상을 심어 주면서 열정적으로 상품에 대해 설명했을 때 고객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앞의 실험과 비슷한 방법으로 유능한 영업인을 구별해내는 실험을 했다. 이 내용도 앞에서 언급한 《스냅》에나와 있다.
연구자들은 어느 미국 대기업의 고위 경영진에게 자사 영업부장 몇몇에 대해 그들의 판매 실적과 관리자의 평가서를 근거로 하여 ‘보통’ 혹은 ‘뛰어남’으로 등급을 매겨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조사자들은 영업부장들을 만나 면담을 하면서 학력, 경력은 물론 그동안 일하면서 겪은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 등을 파악했다.
그리고 그들 각각의 면담 내용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한 후, 무작위로 골라서 20초짜리 짧은 영상 세 개를 만들었다. 첫 번째 영상은 학력과 경력에, 두 번째 영상은 긍정적인 경험에, 마지막 영상은 부정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어서 연구자들은 이들 영업부장과 관련없는 평가자 여덟 명에게 해당 영상을 개별적으로 보여주고, 각각의 영업부장에 대해 여러각도에서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전문성, 결단력 같은 업무 관련 변수, 온화함, 공감도, 예민함 같은 대인 관계 자질, 마지막으로 불안 등을 포함했다. 평가자 여덟 명은 실적이 뛰어난 영업부장과 보통인 영업부장을 어렵지 않게 구분했다.
흥미롭게도 불안과 인내심, 결단력 같은업무 관련 점수들은 영업부장의 역량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영업부장의 대인관계의 자질이었다. 평가자들은 평범한 영업부장들에 비해 뛰어난 실적을 보이는 영업부장들을 더 인정 많고, 협동심이 강하며, 힘이 세고, 이해심 많고, 열정적이고, 협조적이며,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예민하다고 평가했다.
이제 당신이 유능한 영업인이 되는 방법은 좀 더 확실해졌다. 상품 지식을 외워 수려한 말솜씨를 자랑한다고 해서 고객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비언어적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비언어적 기술에는 우리가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날씨가 쌀쌀한 날에 방문한 고객에게 따뜻한 음료를 대접할 것인가, 시원한 음료를 대접할 것인가 하는 문제 같은 것 말이다. 물론 따뜻한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 정답이다.
이렇게 하면 고객은 영업인을 따뜻한 사람으로 여기고, 더 관대한 사람으로 본다. 특히 손잡이 없는 찻잔을 사용하여 따뜻한 느낌을 손으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효과적이다. 네모난 테이블보다는 원탁이 좋고, 푹신한 쿠션이나 의자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고객의 태도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고객의 눈은 정확하다. 당신을 단 10초, 20초만 보고도 믿을 만한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인지 평가를 내린다. 숙고체계보다는 직관체계를 사용해서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고객을 만날 때는 당당하고 열정적인 태도로 상품 설명을 하도록 하자. 더불어 인정 많고, 협조적이며, 이해심이 많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일즈, 심리학에서 답을 찾다》는?
어떻게 팔 것인가? 심리를 알고, 대응하며, 지배하는 것이 답이다. 이 책은 고객심리, 나의 심리, 조직 심리를 읽고, 다스림으로써 지식사회 세일즈 해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