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변화시키는 ICT 기술, 데이터와 스마트시티

4차 산업혁명의 진화…도시의 잠재력을 깨우다


호주 최대의 도시인 시드니는 호주 혁신경제의 최첨단에 서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 시드니가 최근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시의 혁신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시드니 사업회의소가 글로벌 컨설팅 기관 딜로이트와 만든 ‘창조성 히트맵(CreateHeat Map)’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지도는 혁신 사업과 에코시스템을 이끄는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글 > 배현표(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시드니의 ‘창조성 히트맵(Create Heat Map)’

호주 통계국은 시드니 내 사업체의 1/3에 해당하는138,000개 사업체를 사업의 운영 방식을 3년간 바꾸지않은 비혁신 기업으로 분류한 바 있는데, 호주 혁신 시스템 리포트에 따르면 이와 같은 비혁신 기업과 혁신기업의 영업이익 차이가 2배 이상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와 시드니 사업회의소는 기업 혁신을 이끄는 지리적 요건을 파악하기 위해 상품 및 프로세스 혁신성, 인적자원, R&D 등의 18개 정량 지표를 활용하여시드니 내의 세부 지역별로 혁신성을 평가하였다.


조사 결과 드러난 혁신의 중심지들은 도심 곳곳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높은 인구 밀도 및 중심 기업 및 스타트업, 교육기관 등으로 조직화된 에코시스템, 활성화된협업 등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이 ‘창조성 히트맵’이 제공하는 혁신 핫스팟의 정보는 시드니의 관리자들이 좋은 사업체를 유치하고, 적절한 투자를 유도하며, 비혁신 기업의 혁신을 이끄는 데 도움을줄 것이다. 이와 같이 데이터가 도시의 혁신을 이끄는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그 중심에 스마트시티가 있다.


글로벌 메가시티의 성장과 복잡해지는 도시 문제

최근 주목받는 현상이 1천만 명 이상의 사람이 거주하는 ‘메가시티’로 인구 및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메가시티로의 인구 집중은 인구 밀도의 증가에따른 경제사회적 기회 및 공공 서비스의 집중, 교통수단의 발전에 따른 도시 접근성의 향상, 의료 기술의 발달에 따른 수용할 수 있는 인구의 증가에 기반한다.


그에 따른 부작용 역시 적지 않다. BCG는 메가시티의발달이 발생시키는 문제로 3가지 불균형(지역적 불균형, 기회의 불균형, 자원의 불균형)을 지적하였다. 지역적 불균형은 메가시티가 발달된 교통망을 통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변 지역의 인적, 물적 자원을 흡수하는 ‘빨대 효과’와 구도심의 슬럼화 현상을 의미한다. 기회의 불균형은 도시의 경제적 성장과 함께 커지는 소득격차와 그로 인하여 생성되는 사회 불안을 의미한다. 실제 미국 대도시들의 1인당 평균소득과 소득격차수준은 양의 상관관계를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원의 불균형은 교통, 전력, 수자원은 물론 공기와 같은 도시의 공공 자원 공급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더욱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현대도시의 문제점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보다 신속하고 입체적으로 파악하여 분석할 필요가있다. 여기에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ICT와 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시티다.


사회문제 해결의 도구로 진화한 스마트시티

딜로이트는 최근의 스마트시티(Smart City 2.0)는 단순한 연결성의 확보를 넘어 데이터의 활용을 통해 도시와 관련된 모든 참여자(정부, 사업체, 주민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스마트시티의 진화는 IoT, AI 등 ICT 기술의발전에 기반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각종 발전된 모바일 단말 및 센서들이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운 막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빅데이터 및 AI 기술은 이러한데이터를 자동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이와 같은 스마트시티의 요소들이 크게 3개의 층을 거쳐 기존의 물리적·사회적 인프라 위에 구축된다고 보았다.


먼저 IoT 네트워크에 연결된 각종 장치들과 센서가 기술 베이스를 형성한다. 이들이 수집한 각종 정보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고 AI 기반의 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진다. 도시의 주민들과 기업, 정부는 이를 통해 더욱 타당한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행동을 더욱 효율적으로 바꾸게 된다.


이러한 스마트시티는 앞서 언급했던 현대 도시가 품고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으로서 기대를모으고 있다. 딜로이트는 현대의 스마트시티는 더욱나은 삶의 질을 주민과 방문자들에게 제공하고, 산업과 재능을 유치하기 위해 도시의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며,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환경 보호를 실현하는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보았다. 맥킨지 역시 스마트시티의 도입을 통해 환경 및 건강, 안전을 증진시킬 수있고 시간 소모 및 생활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일자리 및 사회적 연결성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보았다.


맥킨지는 같은 보고서에서 이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그 결과를 공개하였다. 먼저, 스마트시티의 도입을통해 질병 대응 비용을 8~15% 절감하며, 1인당 1일 물 소모량을 25~80ℓ 줄일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대폭 절감할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평균 출근 시간을 15~30분 단축시키고 응급 대응 시간을 25~30% 줄이는 등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에 더불어 범죄 건수를 30~40% 줄이고, 5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에서 연간 100~300여 명의 생명을더 살릴 수 있는 등 사회의 안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살펴볼 때, 데이터와 ICT 기반의 스마트시티는 도시 문제의 해결에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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