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위한 평온의 기술, ‘감정 다스리기’

삐에로는고객님을 보며 웃지?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100만 근로자 중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감정노동자’가 무려 861만 명에 달한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형식적인 감정표현을 연기해야만 하는 ‘감정노동’도 힘든 일이지만, 감정 제어가 안돼 타인과 자신에게까지 상처를 주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감정 컨트롤’이라는 말 속엔 긍정적·부정적인 의미가 동시에 함축돼 있다. 절제라는 긍정적 의미도 있겠지만, 통제와 억압이라는 부정적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 감정을 절제하는가? 외부로부터 통제당하는가?

글 > 편집실


삭히면 병 되는 ‘감정노동’

“술 마시며 사랑 찾는 시간 속에 우리는 진실을 잊고 살잖아. 난 차라리 웃고 있는 삐에로가 좋아~.” 90년대 초반 히트 친 김완선의 노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처지나 항상 웃어야 하는 ‘삐에로’의운명이나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기쁨, 행복, 즐거움, 쾌락 등의 긍정적 감정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여기기 쉽지만, ‘강요된’ 기쁨은 차라리 슬픔만도 못할 때가 있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을 우린 이미 체득해오고 있다. ‘감정노동’이 주로 고객을 직접 응대하면서 매번 친절함을 유지해야 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만 적용되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인간관계나 권력관계,폭언 등으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체로 교육서비스업, 음식·숙박업, 보건 및 사회복지사업, 가사서비스업, 도매 및 소매업, 금융 및 보험업, 운수업, 기타 공공수리 및 개인서비스업, 통신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감정노동에 노출되는 빈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의 종착지 ‘우울증’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고 지속될 때, 직무상 스트레스반응을 유발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뇌·심혈관 질환, 근골격계 질환, 소화기 질환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한규만 교수팀은 2007~2009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4기 데이터를 분석한 논문을 통해 서비스·판매직 종사자의 감정노동과 우울증상 간 상관관계를 발표했는데, 높은 강도의 감정노동을 경험한 근로자는 우울증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19세 이상 성인 서비스·판매직 근로자 2,05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 근로자 42.8%에 해당하는879명이 감정노동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이들 중18.5%가 우울증상을 경험했다.



감정노동, 남성보단 여성이 취약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감정노동이 성별에 따라 다른영향을 미치는데, 감정노동 경험이 있는 여성 근로자에게서 우울증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걸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여성 근로자가우울증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부나 기업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이 시행되고 서울시에서는 감정노동자 권리보호센터까지 개소했다. 물론 감정노동의 악순환 구조가 쉽사리 바뀌진 않겠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감정노동 피해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진짜 해결책? 사람에게서 찾자

SNS 등 온라인 상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위로를 받아힘을 얻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다. 각종 행복 관련 연구결과를 보면, 일터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가족이나 친구 등 자신과 밀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완충시킬 수 있었다. 감정노동의 강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을 지지해 주는 사람과 공간에 노출되는 횟수를 늘린다면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나’란 존재를 존중하는 연인이나 친구, 가족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들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수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진정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소중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게아니라, 우리 스스로 소중하게 보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




설계사를 위한 스트레스 해소 앱


구글 플레이나 앱 스토어에서 ‘스트레스’를 검색하면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 앱을 발견할 수 있다. <스트레스 해소 사운드>는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감, 불면증, 우울증 등 각종 정신질환과 불안장애의 보조적 해결을 제시한다며, 자연의 소리(비, 천둥·번개, 바람,숲, 시냇물, 바다, 불)와 시각적 이미지로 마음과 정신의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고 악평을 하는 사용자도 있지만, 평점이 4.0인 것으로 미루어볼 때 아주 효과가 없는 건 아닌 듯하다. 평점 4.4점으로서 장난감 컬렉션을 제공하는 <안티스트레스>는 긴장을 풀고 싶거나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 혹은 잠깐 다른 걸 하고 싶을 때를 위한 앱이다. 대나무 풍경 소리를 듣거나 나무 상자를 가지고 놀고,수면 위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쓸어보거나 버튼을 터치하고 분필로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장난감을 사용해볼 수 있다. 평점 4.5점인 <무한도전에서 실시한 스트레스 자가 진단 테스트>라는 다소 이름이 긴 앱은 이름 그대로 30문항에 응답하면 결과를 보여주는 스트레스 자가 진단 테스트 앱이다.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 강도 수준을 계량적으로 측정하고 싶다면 이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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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존중하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될 수 있다.



감정의 자기조절법


스트레스 자각하기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가 왜 일어나는지 자신의 마음을 인지하는 것


노여움 발산하기

화가 났을 때 산책하거나, 베개를 발로 차거나, 글을 쓰거나 낙서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상대방 말을 듣기

화가 나는 순간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당한 분노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며 상대방의 말을 들어보는 것


긍정적 태도 갖기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겁게 받아들이고, 해야하는 일을 즐겁게 하도록 긍정적인 태도 갖기


원만한 대인관계 형성

동료와의 허심탄회한 관계, 가족과의 원만한 관계를통해 스트레스 줄이기


창조적 에너지 쏟기

창조성이 요구되는 작업(노래, 춤, 요리 등)을 골라꾸준히 하기


주변 환경 변화

주변 환경(가구 배치, 주방 정리 등)을 바꿔 기분 전환하기


자신을 높게 평가하기

자신을 보잘것 없는 존재로 여기지 말고 스스로 자신을 높이 평가하기


여유 있게 스케줄 짜기

계획을 세울 때 너무 욕심내지 말고 자신의 능력이나 우순 순위에 맞게 차근차근 해나가기


출처: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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