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팬슈머의 탄생 “제가 키운 스타를 소개합니다”


TV에 나오는 스타, 새로 출시된제품, 의미 있는 프로젝트와 캠페인을 기획하고 만든 사람이 ‘나’라면 어떨까? 이제는 소비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적극적으로 소비에 참여하는 시대가 왔다. ‘나’를 위한 소비로 시작된 팬슈머(FANSUMER: 팬+소비자)의 등장이 세상을 가치 있게 만들고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별하고 독특한 소비법, 팬슈머를 소개한다

Editor 이성주


나야 나, 스타를 키우는 프로듀서

소비는 시대의 거울이다. 물건을 선택하고 구입하고 사용하는 흐름을 통해 시대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2020년 트렌드로 꼽힌 팬슈머(Fansumer: 팬+소비자)는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소비자의 등장을 알렸다. 팬슈머는 주어진 대안 중에서 선택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직접 투자하고 제조과정에 참여한다. 특정한 상품을, 브랜드를, 원하는 스타를 키워내고 상품의 생애 주기 전체에 직접 관여한다. 팬슈머는 직접 제품을 기획하고 제작한 만큼 유통 및소비 과정에서도 자발적인 홍보에 참여한다.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은 팬슈머의 활약이 돋보였던 사례다. 시청자들이 오디션에 참가한 가수에게 투표하고 자신이 선택한 가수를 홍보한다. 국민 프로듀서로 일컬어지는 팬들은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내 마음속에 저장”과 같은 노래 가사와유행어를 소비하고 홍보하며 스타를 키워냈다. 데뷔후에도 끊임없이 그들을 지원하는 한편 그들의 활동을 ‘관리’했다. 다시 말해 팬슈머는 ‘내가 키웠다’는 뿌듯함에 적극적으로 스타와 상품을 지지하고 구매하면서도 동시에 간섭과 견제도 하는 신종 소비자이다.


팬슈머는특정한 상품을,

브랜드를,

원하는 스타를 키워내고

상품의 생애 주기 전체에

직접 관여한다.


팬슈머 시장에서 소비자의 열성적인 지지와 참여는 ‘나에 의해’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믿는 ‘바이미(By-me)’ 신드롬에 기반한다. ‘나’의 참여를 통해 시작된 소비의 패러다임이 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소비와 피드백을 보여주는 ‘관여(Engagement)’로 나타난다. 이에 따라 팬슈머가 참여한 소비시장 반응 속도는 빨라졌으며 그 효과는 더욱 드라마틱해졌다. 팬슈머의 혜안으로 선택된 매력적인 콘텐츠는 탁월한 기획력과 창의력, 브랜드를 풀어내는 해석 능력과 소비 방식으로 새롭게 ‘재생산’되는 경향을 보인다.


 

MZ세대의 매우 사적인 소비생활

팬슈머의 주체인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콘텐츠를 발견하고 소비한다. MZ세대의 특성과 소비 성향을 정리하면 세상이 가치 있는 모습으로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본인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소비하는 편이며 단순히 브랜드의 이름값만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에 담긴 가치나 스토리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이 참여한 상품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야말로 MZ세대만의 특별하고 사적인 소비생활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1996년 이후 출생자)는 관심사를 기반으로 구글링이나 소모임을 통해 빠르게 학습하고, 취향을 바탕으로 소통하는 데 익숙한 세대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디지털 환경에서 자랐다. 이들의 특징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양방향으로 정보를 공유하고(Digital Native), 나 자신이 중요한 세대로 자신의 만족이 제일 우선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관계 구축을 중시하고(Me & Relationship), 남과 다른경험 소비와 유희를 추구하는 소비하는(Experience &Fun) 특징이 있다. MZ세대의 소비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소비에 관여한다.



팬슈머가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이나 기업의

서포터 활동은 물론이고,

연예인의 데뷔 여부까지

관여하고 있다.


팬슈머가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좋아하고 명분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기업의 제품 개발, MD,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서포터 활동은 물론이고, 연예인 팬슈머들은 기획사의 정책과 연예인의 데뷔 여부까지 관여하고 있다. 선발과 양육, 기획과 제조, 유통과 홍보, 그리고 지지와 비판까지 시장의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한다. 최근에는 SNS 세상의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들도 팬슈머의 대상에 포함되면서 비판과 지지를 함께 받고 있다.

 

함께 만들고 직접 사용하는, 가치 펀딩

팬슈머의 활약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산업적, 기술적인 기반이 갖추어진 가운데, 경제의 주축으로 진입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와 X세대의 효능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필연적인 결과이다. 팬슈머의 심리에는 ‘이케아 효과’가 깔려있다. 이 효과에 따르면 ‘이케아’의 주요 성공 비결은 소비자에게 직접 가구를 조립하게 한데 있다. 소비자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제품을 조립할 때 성취감을 느끼고 각별한 애착을 갖는다. 이처럼 팬슈머는 생산 과정에 참여해 자신이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경험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소비에 뛰어든다.


연예도 마케팅도 정치도

그리고 비즈니스도

팬슈머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 팬슈머가 기획하고

생산한 제품을 팬슈머가

소비하는 시대가 왔다.


스타를 만드는 일 말고도 적극적인 팬슈머 활동은 무궁무진하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한 소비형태가대표적이다. ‘오마이컴퍼니’나 ‘와디즈’, ‘크라우디’, ‘텀블벅’, ‘해피빈’ 등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제품및 서비스의 자세한 설명을 읽어본 소비자가 펀딩을통해 먼저 결제한 후, 생산자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생산자는 생산 비용을 먼저 받을 수 있고 재고 부담이 없고, 소비자는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큰 만족감을 느낀다. 제품뿐 아니라 페스티벌, 프로젝트, 출판, 연극, 영화 상영을 위한 펀딩도 있다. 150만 부 이상 팔린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와 대형서점 종합베스트셀러 순위10위 안에 든 백세희 작가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가 북펀딩의 산물이다.


팬심과 덕심으로 뭉친 팬덤, 팬슈머의 적극적인 소비활동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셈이다. 팬슈머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일찍이 주목받았지만 점차 이들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 팬슈머의 활동을 이해하고, 그들의 소비 활동을 기업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연예도 마케팅도 정치도 그리고 비즈니스도 팬슈머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 팬슈머가 기획하고 생산한 제품을 팬슈머가 소비하는 시대가 왔다. 적극적인 소비형태의 다른 말, 팬슈머가 대한민국의 소비구조를 바꾸고 있다.


팬슈머의 활약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산업적, 기술적인 기반이 갖추어진 가운데, 경제의 주축으로 진입하고 있는 밀레니얼과 X세대의 효능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필연적인 결과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제품 및서비스의 자세한 설명을 읽어본 소비자가 펀딩을 통해 먼저 결제한 후, 생산자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연예도 마케팅도 정치도 그리고 비즈니스도 팬슈머 없이는 성장하기 어렵다. 팬슈머가 기획하고 생산한 제품을 팬슈머가 소비하는 시대가 왔다.


I N F O

MZ세대는 어떻게 놀까?


판 플레이 문화 ‘챌린지’

판 플레이는 놀거리의 집합, 일명 놀이판의 ‘판’과 놀다라는 뜻의 ‘플레이(Play)’가 합쳐진 단어이다. 단순히 보는 행위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해 하나의 놀이판을 만들어가며 각자 도전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최근유행한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가있다.


짧고 강렬한 재미

‘밈’MZ세대가 즐겨 하는 ‘밈(Meme)’은 재미있는 요소가 담긴 사진, 영상, 그림 등을 사용하는 것이 유행하며 자리 잡은 현상이다.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MZ세대의 창작 활동이자 놀이다. 이들은 드라마와 예능 속 재미있는 요소들을 ‘짤(사진)’이나 ‘움짤(움직이는 사진)’ 형태로 만들어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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