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편집실 사진 이소연
독립기념관 전시부 김송이 학예연구사는 한미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미국과 함께 한 독립운동〉 특별기획전을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과 미국이 함께 대일항전을 전개한 사실을 알리기 위한 자리이며, 특별히 미국 OSS장교 클라이드 사전트(Clyde B. Sargent)의 아들이 소장한 사진들을 수집하여 처음 공개했다. 김송이 학예연구사가 들려주는 한미동맹에 관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김송이 학예연구사
전시를 개최하며
〈미국과 함께 한 독립운동〉 특별기획전은 한미수교 14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미 군사합작에 참여하였던 OSS 장교, 클라이드 사전트의 소장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됩니다. 한국광복군은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던 미국 OSS와 독수리작전을, 워싱턴 OSS 본부는 한국인 비밀요원들과 냅코작전을 계획하였습니다. 미주 한인들은 미군으로 참전하거나 한인경위대를 조직하였고 전시공채 구입 등 적극적으로 미국의 전쟁을 도왔습니다. 한국의 독립운동은 미국과 함께하였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미동맹이 시작되었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광복군과 OSS, 군사합작과 독수리작전
1941년 12월 일제의 하와이 진주만 기습 공격 이후, 일제는 한미 공동의 적이 되었습니다. 1945년 중국에서 활동 중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국군인 한국광복군은 연합군과 함께 대일항전에 참전하고자 했고, 미국의 전략첩보기구인 OSS는 일제가 점령하고 있던 한반도에 대한 적후방 공작에 한국인들을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광복군과 OSS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양측의 군사합작이 이루어졌고, ‘독수리작전’이라는 작전명으로 계획되었습니다. 이는 한미수교 이래 처음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었습니다.
미국의 대일항전에 참전한 한국인들
1941년 12월 미국이 일제와 전쟁을 시작하자, 한국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미국의 대일항전에 참여하였습니다. 미국의 승리가 곧 조국의 독립으로 이어진다는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은 OSS가 추진하는 냅코작전²에 참여하였고, 미군에 입대하여 직접 대일작전에 참전하기도 했습니다. 또 한인경위대(맹호군)를 조직하고 전쟁비용을 마련하는 ‘전시공채’를 매입하여 미국의 대일항전을 돕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인들의 기여도 적지 않았습니다.
최초로 공개한 한국광복군 OSS훈련 사진
2021년 독립기념관은 독수리작전 미국 측 책임자였던 클라이드 사전트의 아들, 로버트 사전트(Robert Sargent)로부터 독수리작전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사진을 입수하였습니다. 이것은 전시기획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위해 작년 9월부터 전시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로버트 사전트가 제공한 사진 48점 중에는 한국광복군의 OSS 훈련 실상이 확인되는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무선전신(통신)과 사격 훈련 모습이 공개되었는데, 헤드셋을 끼고 모스부호기계를 누르는 모습과 미국 교관의 시범을 보면서 총기훈련을 받는 모습입니다. 그간 광복군과 OSS 간 공동작전에 대한 사진이 7점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는 사진들을 통해 독수리작전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초 공개한 한국광복군 OSS 사격훈련사진(좌) / 최초 공개한 한국광복군 OSS 무선통신 훈련사진(우)
학예사가 추천하는 관람 포인트
한국광복군 제2지대 이범석과 관련된 사진들, 한국광복군 제3지대원 김우전과 OSS 중국전구의 클래랜스 윔스(Clarence N. Weems)가 힘을 합쳐 완성한 한글암호표, 한국광복군 OSS훈련 당시 사용한 동종의 총기(스프링필드 소총, 톰슨 기관단총), 미군에 입대한 안창호 자녀들의 사진, 한인경위대(맹호군) 사진 등에 주목하여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전시장 내에는 독수리작전과 냅코작전 등의 OSS비밀문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국문과 영문으로 적힌 문서를 직접 꺼내어 읽어보는 체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전시를 준비하며
한국광복군과 미국 OSS 간 군사합작인 독수리작전이나 미국 OSS본부가 추진한 냅코작전은 모두 일급비밀이었습니다. 전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유물을 보여줘야 하는데, 남아 있는 유물이 없는 상황에서 관람객들에게 이를 어떻게 전달할까 고민을 많이 하였습니다. 기억나는 점은 한국광복군 OSS훈련과정에서 사용했던 총기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된 사진을 통해서 확인되었는데, 마침 동종의 총기류가 전쟁기념관에 소장된 것을 확인하고 대여하여 전시할 수 있었습니다. 이 지면을 빌려 협조해 준 전쟁기념관에 감사드립니다.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올해 한미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미동맹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이미 시작되었고, 한국의 독립운동은 연합국인 미국과 함께하였음을 이번 전시를 통해 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한국독립운동이 조국 독립을 넘어 인류의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였기 때문이라는 점을 되새겼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