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찍이 민족과 국제평화를 위하여 1919년 3월 1일 우리의 독립을 선언하였다.
우리는 역사적 복벽주의(復辟主義)를 반복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들의 국권과 자유를 회복하려 함에 있다.
우리는 결코 일본 전민족에 대한 적대가 아니요,
다만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적 통치로부터 탈퇴하고자 함에 있다.
우리들의 독립의 요구는 실로 정의의 결정으로 평화의 표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국자본주의를 횡포한 일본 정부는 학살·고문·징역·교수 등 악형으로써
우리를 대하면서 경비·군비·이민·자본을 더욱 늘려왔다.
그들의 억압정책과 착취방법은 완전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우리들의 생존권 전부를 박탈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피와 눈물과 통곡소리는 삼천리를 가득 메웠고,
멀리는 동경·신사·남북만주 내지는 전 세계에 울려 퍼졌다. 슬프도다.
2,300만 형제자매들이여, 오늘에 있어 융희황제(순종)에 대해 궁검을 사이에 두고
통곡한다는 것이 과연 어떠한 감동에서 나온 것인가.
사선에 함몰된 비애로써 우리 모두 울어보자.
그러나 눈물로써 사선을 탈출할 수 없으므로, 정의의 결합을 한층 강고히 하여
평화적 요구를 더욱더 강력하게 하자.
2,300만 민족의 마음과 힘이 하나가 되면 광폭한 총검도 무서울 것이 못 된다.
권오설이 작성한 6·10만세운동 「격고문」(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