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통업태 중에서 유일하게 고속 성장하는 것이 바로 ‘편의점’이다. 이처럼 편의점이 많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제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아 보인다. 왜냐하면 한 집 건너 포진해 있는 편의점의 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단골 소비자에게 진정한 ‘편의’를 주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과열현상을 보이는 편의점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로 귀결된다. 바로 ‘독점적 충성고객’ 확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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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영호(김앤커머스 대표)
충성고객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전쟁
#사례1. 예약마케팅을 통한 제품 홍보로 미리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게임 업계
네시삼십삼분의 모바일 게임 ‘로스트킹덤’은 사전예약을 통해 충성고객 늘리는 전략을 전개하였다. 사전예약에 참여한 유저 전원은 게임 출시 이후 영웅 등급 무기 뽑기권 2장과 1만 원 상당의 게임 경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게임 마니아라면 당연히 신청하게 된다. 이처럼 모바일 업계에서는 게임 출시 전 사전 등록 이벤트가 당연한 수순이다. 앞으로 나올 신제품을 알리는 홍보수단과 함께 충성고객을 미리 확보하는 1석2조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사례2. PB상품을 통한 자체고객 확보에 나선 월마트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소프트음료 시장의 강철벽을 넘기 위해서 자체 상표(Private Brand) 부착상품인 ‘샘즈초이스(Sam’s Choice)’를 이용해서 자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이를 위해 월마트 최대 자산 중 하나인 진열대를 활용했다. 그리고 캐나다의 음료업체 코트(Cott)를 통해 최고 수준의 음료를 제조했다. 코트의 제조력과 월마트의 유통망을 이용한 것이다. 이들은 음료를 상점 수천 곳에 직접 배달하지 않는 대신 월마트의 35곳 유통센터를 이용했다. 유통센터에서는 60~125곳의 월마트 상점에 제품을 공급했다. 월마트는 기존 음료강자들이 이용하는 식료품 체인점이나 자판기를 통해서는 팔지 않는 전략을 채택했다. 직접적인 경쟁을 피해 상당한 마진도 얻고, 자체 고객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충성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어 낼 수 있었다.
#사례3. 배터리에 이름까지 새겨주는 샤오미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IT 업계의 다크호스인 ‘샤오미’. 최근 홍콩에서 가장 핫한 기업은 단연 샤오미다. 2010년 설립 이후 급성장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꿰찼다. 사전예약에 의한 판매로 유명한 샤오미는 판매 후 사용자의 이름을 새겨주는 무료 서비스로 더 유명하다. 그들이 운영하는 센터 안에 있는 레이저 인그레이빙(각인) 기계를 통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문구를 각인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착한 가격에 착한 서비스까지 전달해 주고 있다. 소비자가 샤오미 제품을 제시하면 이름이나 별명, 원하는 문구 등을 영어나 한자를 무료로 새길 수 있다. 소비자가 직접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도록 하며, 길이엔 제한이 없다. 이런 작지만 특별한 서비스가 고객에게 특별한 존재감을 준다.
#사례4. 특정상품 구매 고객을 위한 무언의 배려 마케팅
생리대나 콘돔 등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구입하기가 약간은 불편한 제품군이 있다. 이런 상품도 눈치 볼 것 없이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게 편의점의 장점이다. 그러므로 이런 고객들에게는 절대로 말을 붙이려 하면 안 된다. 철저하게 익명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가격만을 알려주고, 지불하는 기계적인 행위만 이뤄지도록 배려하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다.
#사례5. 미국 스타벅스, 단골고객에게 무료 리필서비스 제공
미국 스타벅스는 싸게 많이 파는 것보다 단골 고객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먼지 인지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일류기업이다. 고객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무료 향신료를 제공하고 공짜 리필도 해주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과 의사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새롭게 웹사이트를 열어 접속자들이 커피에 대해 의견을 나누면서 회사에 대해 호감을 갖도록 한다.
멤버십 제도를 통한 브랜딩 전략이 필요한 시기
이제부터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멤버십(Membership)’ 제도를 적극 연구해야 한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넷플릭스의 멤버십 시스템이야말로 우리나라 편의점 업계가 당장 배워야 할 시스템이라 생각된다. 넷플릭스가 지금처럼 세계적인 회사가 된 주된 이유는 회원이 되면 추가로 결제 정보를 입력하지 않고도 원하는 영화를 얼마든지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즉, 멤버십이 사업의 핵심인 셈이다. 일단 회원이 되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영화 시청의 경험분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해 주는 제도로 인해 더욱 충성고객으로 바뀌게 된다. 이런 시스템으로 인해 넷플릭스는 한 번 고객이 되기만 하면 지속적으로 매출을 발생시켜주는 수익구조를 만들었다. 아주 간단한 회원가입 이후에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정제하여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정제해 내는 기술이 바로 ‘빅데이터’ 기술인데, 이를 아주 잘 구사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1회 영화보기 같은 저관여 제품(Low―Involvement Product)을 로열티나 가치가 중요한 멤버십 이코노미로 끌어 들일 것인가. 이는 마치 집 앞에 나서면 여러 편의점이 있는데, 어떤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릴 것인가와 같은 문제다. 저관여 제품이라 하더라도 멤머십을 통한 고정고객 확보가 가능해 보인다. 물론 지금까지 그냥 편의점 아무데나 들어가 구입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이런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회원들을 모을 수 있다면 멤버십 시스템을 성공리에 진행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멤버십 시스템은 같은 상품, 같은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커뮤니티를 통해 차별화시킬 수 있다. 앞에서 나온 스타벅스 사례처럼 고정고객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고, 새로운 공짜 서비스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즉, ‘프리미엄(Free+Premium)’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PB제품의 위용을 알리기 위해 초기에 일단 사람들이 한번 써보게 하는 게 필요하다.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독려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돈을 안 내는 멤버라고 하더라도 입소문에 의해 돈을 내는 회원을 데리고 오는 채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채널관리를 잘해야 한다.
21세기, 넘치는 선택으로 인해 고민하는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인 ‘멤버십’ 제도는 한번 팔고 마는 일회성 고객시스템으로부터 지속적 관계를 형성하는 끈끈한 고정고객 시스템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최종적으로 스토어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접근하게 만드는 브랜딩 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비합리적 소비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해야 할 시점이다.
장기적인 경기침체, 불안한 고용상황, 바쁘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 매일 발생하는 흉악범죄 등 안정성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는 세상이다. 위안을 주는 브랜드, 치유를 주는 브랜드를 향한 멤버십 제도는 2016년 점점 치열해 지는 대한민국 편의점 업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 싶다. 미래 소비자는 ‘시장’이 아닌 ‘인간’으로 대접받기 원한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말고 말이다.
- 김앤커머스 대표, 김영호유통아카데미 대표, 유통 9단
- 대한민국 상품평론가 1호, 서울시 디자인센터 마케팅부문 자문위원, 중기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 자문위원, 성남시 상권활성화재단 경영 자문위원, 가락몰 활성화 자문위원, (前)서울디지털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
- CBSi- 더스쿠프 ‘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칼럼리스트, 겸임기자
- 10년에 10권의 유통경영서적 저술 완료 (10 in 10)<세계가 깜짝 놀란 프로모션>, <장사의 99%는 트렌드다>,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타이거리치다이어리3>, <머니 트렌드 인 도쿄>, <김영호의 독종마케팅>, <유통만 알아도 돈이 보인다>, <나도 돈 좀 벌어보자>, <3년 뒤 뭐해 먹고 살지>, <톡톡 튀는 마케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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