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서대문형무소에서 시민들에게 열정적으로 역사를 해설하는 한 남자가 있다. 바로 평화길라잡이 8기로 활동 중인 경기동영업1팀 전광실 대리다. 역사를 주제로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는 평화길라잡이 활동으로 인해 삶이 더욱 즐거워졌다고 이야기한다.
글_편집실 사진_장승원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평화길라잡이 활동
“평화길라잡이에 대해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한마디로 역사의 현장에서 평화와 인권을 해설하는 자원활동가를 말합니다. 요즘에는 주로 서대문형무소를 무대로 활동하는데요. 하면 할수록 정말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웃음).”
이름도 생소한 평화길라잡이 활동을 전광실 대리는 어떻게 알고 시작하게 되었을까. 사연인즉슨, 자녀들에게 역사를 가르쳐주고자 정보를 수집하던 중 그야말로 우연찮게 평화길라잡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실제로 활동에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평화길라잡이가 되려면 일정한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하는데요. 그 후에도 수습활동을 거쳐야만 비로소 평화길라잡이의 이름을 걸고 정식으로 활동할 수 있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역사를 일부러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요.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줄 뿐이지요. 가령 평화길라잡이 수료식이나 실제 활동 현장에 아이들을 데려가는 방식이지요.”
부모와 자녀가 나란히 서대문형무소를 찾은 모습을 볼 때면 평화길라잡이로 활동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전광실 대리. 특히 해설이 끝난 뒤 작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평화길라잡이 활동으로 새롭게 달라진 삶
직장인들에게는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일요일 오후. 하지만 전광실 대리는 예외다. 오히려 평화길라잡이 활동 후 ‘월요병’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그다. 역사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저처럼 평화길라잡이로 활동하시는 분들 대다수가 직장인이에요. 평일에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보낸 뒤, 주말에 틈틈이 시간을 내어 역사를 해설하고 있지요. 평화길라잡이 활동 후 제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어요. 업무에 활력을 얻은 것은 물론, ‘그래, 난 평화길라잡이지!’라는 생각에 준법정신이 더 투철해졌다고나 할까요(웃음)? 작은 것을 지키는 것부터가 평화의 시작이니까요.”
역사 해설이 끝난 후 제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시민들을 보면 가슴이 훈훈해진다는 전광실 대리.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주말에 놀러가는 것보다 역사를 해설하는 일이 더 즐겁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평화길라잡이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평화길라잡이 활동이 시민들 앞에서 역사를 알기 쉽게 해설하는 일이잖아요. 어찌 보면 제가 하는 업무와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SC의 역할이 점주님에게 설명하고 이해시켜드리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자신감이 커졌지요.”
사람들이 시민단체의 활동에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 사회도 더욱 건강해질 거라고 믿는다는 그는 BGF가족들에게 꼭 평화길라잡이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관광객으로나마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하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