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UTUMN Vol. 163
ISSUE HEALTH COMMUNICATION
기획특집

코막힘과 재채기의 계절

글 _ 이소원 작가

가을철 알레르기비염 주의보!

가을은 선선한 바람과 알록달록한 단풍이 반기는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는 불청객과 같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약 18%가 알레르기비염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가을철 꽃가루와 곰팡이 포자,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9월부터 11월 사이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게다가 큰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는 코점막을 민감하게 만들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알레르기비염은 원인 항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경 관리와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 완화가 가능합니다. 이번 호 기획특집에서는 알레르기비염에 대해 자세히 소개합니다.

기획특집 | 인터뷰

“감기와 닮은 듯 다른 알레르기비염, 예방과 꾸준한 관리가 치료의 핵심입니다”

이흥만 이비인후과 과장

알레르기비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입니다. 특히 알레르기 원인 물질(이하 알레르겐)이 증가하는 가을철, 서울의료원 이비인후과는 코막힘과 재채기 등 호흡기 증상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로 분주합니다. 이비인후과 이흥만 과장을 만나 알레르기비염의 주요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알레르기비염의 증상 악화 요인

“알레르기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반려동물 털 등 특정 항원에 대해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만성 코점막 염증 질환입니다. 특히 아침 시간에 심해지는 연속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양쪽 코막힘, 코와 눈의 가려움증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이흥만 과장은 알레르기비염이 일반 감기와 비슷해 혼동되는 경우도 많지만, 발생 원인과 증상, 경과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며 보통 1~3일 내에 증상이 심해졌다가 1주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알레르기비염은 특정 항원 노출에 따라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납니다. 또한 알레르기비염의 콧물은 투명하고 묽은 물처럼 흐르지만, 감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콧물이 누렇게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울러 감기는 발열, 몸살, 근육통 등이 동반되지만 알레르기비염은 그런 증상이 거의 없고, 대신 눈 가려움, 눈물, 눈 주위의 부기 등 눈 관련 증상이 흔히 나타납니다.

이흥만 과장은 환절기 알레르기비염의 증상 악화 요인으로 꽃가루, 곰팡이 포자, 대기오염, 호흡기 바이러스의 증가를 꼽습니다.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돼지풀, 쑥, 환삼덩굴과 같은 잡초류 꽃가루가 대량으로 날리는데, 입자가 매우 작아 공기 중에 오래 머무르고, 호흡기를 통해 쉽게 흡입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큰 일교차와 습도 변화로 인해 공기 중 곰팡이 포자 농도가 증가합니다. 곰팡이 포자는 강력한 항원으로 작용하여 알레르기비염 증상을 악화시키며, 면역력이 약한 고령자나 소아에게서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환절기에는 감기, 독감 등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증가하면서 코점막의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기존의 알레르기비염 증상이 더욱 심해지거나 감기 증상과 겹쳐 환자 스스로 정확한 원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흥만 과장은 대기오염도 알레르기비염을 악화시키는 주요 환경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한 예로 담배 연기 속 유해 물질은 비강 점막을 자극해 재채기, 콧물, 코막힘, 눈 가려움 등을 유발하는데, 반복적으로 연기에 노출되면 비강의 방어 기능이 떨어지고 알레르기 반응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치료 효과가 둔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 오존, 이산화질소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 또한 코점막에 직접 작용해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데 영향을 줍니다.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같은 기존 알레르겐과 함께 흡입될 경우, 면역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치료 효과가 저하되기도 합니다.

소아부터 고령층까지, 연령대별 증상

이흥만 과장은 소아·청소년, 성인, 고령층에 따라 알레르기비염의 증상 양상과 치료 접근법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스스로 증상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거나 저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나이별 특징을 이해하고 그에 맞춘 관리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알레르기비염의 대표 증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외에도 코를 자주 비비거나 킁킁거리는 습관(알레르기 살루트), 구강호흡, 코골이 등은 수면 방해, 집중력 저하, 심지어 성장 지연과 같은 2차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이염, 천식 등 합병증 발생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세심한 관찰 및 진료가 필요합니다.

알레르기비염의 콧물은 투명하고 묽은 물처럼 흐르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감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콧물이 누렇게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의 경우 아침에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로감, 수면 질 저하와 같은 비특이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특히 흡연,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의 생활 습관이 증상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피부 반응 검사나 특이 lgE(면역글로불린 E) 검사를 통해 원인 알레르겐을 파악한 후 꾸준한 약물 치료와 면역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령층은 면역 반응과 점막 기능 저하로 인해 재채기나 가려움보다는 맑은 콧물, 후비루, 코막힘 등 비교적 ‘조용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에 민감할 수 있어, 졸림이나 배뇨 장애, 인지 저하를 유발하지 않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나 국소 스테로이드 분무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안전합니다.

방치하면 더 큰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흥만 과장은 알레르기비염을 방치할 경우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지속적인 코막힘과 점막 염증은 부비동의 환기와 배액을 방해해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반복적인 두통이나 안면 통증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만성 코막힘으로 인해 입으로 숨을 쉬는 구강호흡이 습관화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낮시간 동안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학습 능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알레르기비염은 증상이 심할수록 천식 발병 위험이 커지며, 기존 천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삼출성 중이염 등 추가적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단순한 비염 증상이라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본 치료부터 수술까지, 꾸준한 관리가 핵심입니다

알레르기비염의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은 약물요법으로, 환자의 증상 양상과 생활 방식에 따라 다양한 약제를 조합해 사용합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재채기, 맑은 콧물, 눈·코 가려움에 효과적이며, 졸음과 같은 부작용을 줄인 2세대 제제가 주로 처방됩니다. 국소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비강 내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탁월하여 꾸준히 사용할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비충혈제거제는 단기 사용에는 효과적이지만 3~5일 이상 사용할 경우 약물성 비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약물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면역요법이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면역요법은 특정 알레르겐에 반복적으로 접촉하여 면역 반응을 서서히 변화시키는 치료로, 장기적으로 알레르기비염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주사로 병원에서 시행하는 피하면역요법과 집에서 투여할 수 있는 설하면역요법이 있으며, 평균 3년 이상의 꾸준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치료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므로 중간에 중단하지 않고, 전문의의 지도에 따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진료도 알레르기비염 관리의 핵심입니다. 약물치료의 경우 진단 초기나 증상이 심한 시기에는 진단 후 2~4주 이내에 내원하여 치료 반응을 확인하고, 증상이 안정화되면 3~6개월 마다 계절 변화나 알레르겐 노출 환경에 맞게 치료 계획을 조정합니다. 면역요법 중 피하면역요법의 경우 초기에는 매주 1~2회, 이후 유지기에는 한 달에 한 번씩 내원합니다. 설하면역요법의 경우 치료 초기에는 2~4주 간격으로 경과를 관찰하다가, 이후에는 3~6개월 또는 최대 4개월 단위로 내원하여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가을철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인 8월에 미리 내원하여 예방 치료를 시작하면 증상 완화에 효과적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비약물적·약물적 치료를 모두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막힘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비갑개 축소술이나 비중격 교정술은 알레르기비염의 증상 완화뿐 아니라 삶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흥만 과장은 알레르기비염은 평생에 걸쳐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알레르기비염은 한 번 증상이 심해지면 회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입니다. 특히 가을철 알레르기비염은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 8월 중순부터 미리 대비하면 증상을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획특집 | 줌인

알레르기비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이겨낼 수 있어요!

환절기마다 반복되는 재채기, 코막힘, 눈 가려움 등의 증상은 알고 보면 단순 감기가 아닌 알레르기비염일 수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이흥만 과장의 조언을 바탕으로 알레르기비염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 속 실천법을 소개합니다.

내 몸의 알레르겐, 검사를 통해 확인하세요

알레르기비염은 다양한 원인 물질(이하 알레르겐)로 인해 가을철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에게 어떤 알레르겐이 문제가 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널리 시행되는 피부 단자검사는 의심되는 알레르겐을 피부에 소량 접촉하고 반응을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확인할 수 있고, 비교적 간편하지만, 검사 전 항히스타민제를 중단해야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약을 중단하기 어려운 경우나 어린아이, 피부 민감성이 낮은 사람 등은 혈액 검사(특이 IgE 검사)를 통해 알레르겐에 대한 항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코 분비물 도말 검사, 총 IgE(면역글로불린 E) 및 호산구 수치 확인, 비강 유발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시행되며, 필요 시 코 내시경이나 부비동 X-ray를 통해 동반 질환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알레르기비염 약은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 대부분 사실이 아닙니다. 항히스타민제(2세대)와 스테로이드 비강 스프레이는 장기 사용해도 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면 비염이 완치된다? 일시적으로 나아질 수는 있지만 완치는 어렵습니다. 알레르기비염은 유전과 환경이 함께 작용하는 질환으로, 새로운 환경에도 다양한 알레르겐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면역력을 높이면 비염이 저절로 없어진다? 전반적인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만, 알레르기비염은 과도한 면역 반응이 문제인 만큼 약물 치료나 알레르겐 회피 등의 관리가 필요합니다.

음식과 알레르기비염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맞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사과·복숭아 등 일부 과일 섭취 후 입안 가려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매운 음식 섭취 후 맑은 콧물이 나는 미각성 비염도 있습니다.

상단

타이틀이미지

첫째, 외출 전·후 생활 수칙

  • 외출 시 KF80 이상 또는 꽃가루 차단 기능이 있는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 꽃가루 농도가 높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외출을 자제합니다.
  • 외출 후에는 손 씻기, 세안 또는 코 주변을 닦습니다.
  • 외출 시 입었던 의류는 그대로 실내에 두지 않고 분리 보관하며, 햇볕에 말리거나 세탁하여 알레르겐을 제거합니다.

둘째, 실내 환경 관리 수칙

  • 실내 습도는 40~50%로 유지하고, 필요 시 제습기를 활용하여 곰팡이 번식을 억제합니다.
  • 침구류는 주 1회 55℃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햇볕에 말려 집먼지진드기를 줄입니다.
  • 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와 진공청소기를 사용하며, 필터는 주기적으로 교체합니다.
  • 환기는 하루 한 번, 꽃가루 농도가 낮은 시간대(새벽 또는 오후 늦은 시간)에 실시합니다.
  • 집 주위의 물웅덩이나 화분 받침 등에 고인 물을 주기적으로 제거합니다.

셋째, 개인위생과 수면 환경 관리 수칙

  • 머리카락, 얼굴, 손, 눈 주변에 꽃가루가 묻기 쉬우므로 귀가 후 바로 씻는 습관을 들입니다.
  • 눈을 비비거나 코를 만지는 행동은 삼가고, 가려움증이 있으면 냉찜질이나 전문 치료제를 사용합니다.
  • 베개·매트리스 커버는 진드기 방지 커버를 사용하고, 수면 공간은 깔끔하고 통풍이 잘되도록 유지합니다.
  •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털·비듬 등의 알레르겐이 실내에 퍼지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목욕시키고, 청소를 강화합니다.

넷째, 진료 및 조기 예방 수칙

  • 증상이 반복되거나 계절마다 악화될 때에는 감기와 혼동하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습니다.
  • 의사의 처방 없이 항히스타민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지양하고, 정확한 진단을 우선합니다.
  • 알레르겐 검사를 통해 본인의 유발 요인을 파악한 후, 필요 시 면역치료(설하/피하요법)를 고려합니다.
  •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 병력이 있다면 소아·청소년 시기부터 조기 진단과 환경 조절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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