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WINTER vol.160
ISSUE HEALTH COMMUNICATION
병동 스토리 | 121병동

함께하며, 따뜻하게 어우러지는
호스피스·소아청소년과 121병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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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장세희 간호사
121병동의 돌봄 대상인 말기 암 환자와 소아·청소년의 특성상 1인 보호자 상주를 원칙으로 하여 환자의 정서적인 불안에 안정을 도모하고, 돌보는 자와 돌봄 받는 자가 서로 존중하며 보다 안전하고 따뜻한 병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는 전인적인 돌봄을 위해 밤낮으로 환자 곁을 살피는 의사, 간호사, 환자의 가족이 겪는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 주는 호스피스 코디네이터,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계십니다.

안전하고 따뜻한 121병동을 소개합니다

시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호스피스 환자와 소아청소년과 환자들의 간호를 담당하는 121병동입니다. 121병동은 박귀옥 파트장님을 포함한 19명의 간호사, 2명의 보조 인력으로 3개의 팀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아·청소년 병동은 소아 감염성 질환, 알레르기 및 호흡기 질환, 내분비, 선천성 기형 및 신경계, 소화기, 신장, 심장 질환 등 소아 환자들이 입원하고 있으며, 완화 의료 호스피스 병동은 말기 판정을 진단받고 치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완화 의료상의 돌봄(palliative care)이 필요하여 통증이나 그 밖의 증상 및 심리적·사회적·영적 문제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121병동의 돌봄 대상인 말기 암 환자와 소아·청소년의 특성상 1인 보호자 상주를 원칙으로 하여 환자의 정서적인 불안에 안정을 도모하고, 돌보는 자와 돌봄 받는 자가 서로 존중하며 보다 안전하고 따뜻한 병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육체적 고통, 마음의 병을 덜기 위해 노력합니다

호스피스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통증 조절입니다. 말기 암 환자의 신체적 고통을 최소화하여 삶의 질을 향상하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통증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통증 수준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를 적절히 선택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의 종류와 용량이 조정되어 맞춤형 처방이 이루어집니다. 정기적인 통증 평가를 통해 진통제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며 통증 변화에 따라 치료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통증 관리 방법과 약물 사용에 대한 교육을 통해 환자와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원활한 통증 조절이 가능하도록 격려합니다.

통증으로 힘들어하는 환자와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의 병을 앓고 있을 보호자 또한 함께 느끼고 있을 불안과 슬픔, 고민을 들어주며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어 드리며 심리적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명 공동체로 하나 되는 121병동

호스피스 병동에는 전인적인 돌봄을 위해 밤낮으로 환자 곁을 살피는 의사, 간호사, 환자의 가족이 겪는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상담을 제공하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 주는 호스피스 코디네이터,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계십니다. 이외에도 환자와 가족이 신앙적, 영적 안식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성직자, 통기타 연주로 환자들에게 기쁨이 되어드리는 음악치료사, 손석고 및 소망그림으로 보호자들에게 위로가 되어드리는 미술치료사, 향긋한 꽃으로 선물이 되어드리는 원예치료사 등 여러 가지의 프로그램으로 환자와 가족이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전문가들이 계십니다. 또한, 이·미용, 목욕, 차, 말벗 등 마음을 다해 환자와 보호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귀 기울이는 너무나 소중한 자원봉사자분들이 계십니다. 아무런 물질적 보상도 없이 호스피스 봉사활동에 기꺼이 참여해 주셨던 많은 봉사자분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전에는 느껴볼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이 호스피스 간호사가 된 이후 현재의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고, 순간순간 최선의 간호를 수행하고자 다짐하게 됩니다.

환자들의 마지막 소망

최근 평소 음악을 좋아하셨던 환자분을 위해 중창단의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연주회로 인해 행복해하시는 모습에 병실의 모든 분께 따뜻한 에너지를 전할 수 있었고, 저 또한 그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환자의 임종 이후에는 사별 가족 모임을 진행하며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이후 자신만의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공유합니다. 또한 서로를 위한 격려를 나눕니다. 사별 모임에 오신 가족분들이 담당 간호사 선생님을 잊지 않고 따뜻한 감사의 인사를 건네주실 때가 가장 보람 된 순간인 것 같습니다. 호스피스 환자들의 마지막 소망은 매우 개인적이고 다양합니다. 지내던 집에 잠시 다녀오는 것,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먹는 것, 키우는 강아지를 보는 것, 좋은 날씨에 산책하는 것, 남은 일을 마무리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어 주는 것 등 어쩌면 일상에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이 소망이 되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인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느껴볼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이 호스피스 간호사가 된 이후 현재의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고, 순간 순간 최선의 간호를 수행하고자 다짐하게 됩니다.

무거움 속의 따뜻함

소아청소년과 병동에 장기 입원을 하게 된 환아의 보호자가 쓴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 병동의 호스피스센터에 계시는 남편분을 돌보는 아내의 모습, 아버지를 돌보는 아들의 모습 등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보며 삶과 죽음이 하룻밤 사이에 달라지는 긴박한 순간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인생에 나로서 책임을 다하고, 인사하고 가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계기는 나를 며칠 동안 지켜보던 호스피스 병동의 보호자와 휴게실에서 같이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던 때 과일을 나누어 주며 위로의 말을 건네받은 적이 있다. 그분과 며칠 동안 나누었던 것이 그동안 아이의 질병이 호전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밤이 되면 서울의료원 호스피스 병동의 공기는 경직되고 더욱더 무겁게 내려앉는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삶은 연속이 되고, 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 맡은 일상생활을 살아가고, 그 안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힘이 되어준다. 아픔을 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의 감정들...

이 글을 보고 저는 121병동의 분위기는 의료진들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발견되는 위안과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보호자들이 있기에 121병동만의 따뜻한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간호사로서 일하며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사랑과 책임감으로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들의 모습을 보면 저에게도 일을 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되고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121병동을 대표하여

밤낮으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우리 121병동 식구들에게, 우당탕탕 121병동 신규 간호사를 대표해서 감사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여 세심하게 환자 곁을 간호하는 든든한 간호사, 동료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매번 가르쳐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꾸짖어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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