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몽골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흙먼지를 뜻하는 황사는 ‘삼국사기’에도 등장할 만큼 오래된 현상이다. 하지만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와 사막화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각종 중금속이 함께 넘어오면서 황사의 유해함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까지 가세해 ‘맑은 공기’가 그야말로 ‘귀한 손님’이 되었다. 얼마 전 BGF가 중국 내몽고자치구에 위치한 쿠부치 사막에 가서 나무심기 활동을 펼친 것도 황사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황사가 위험 해봤자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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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_편집실
황사와 미세먼지가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지만, 아직도 남의 일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유한킴벌리가 20~40대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475명)가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한 호흡기 건강을 걱정했지만, 정작 보건기관이 권고하는 ‘의약외품 황사마스크’를 사용한 사람은 절반 55.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 출처: 소방방재청
황사와 미세먼지는 비염, 꽃가루 알레르기, 천식, 안구건조, 안구결막 등 다양한 형태의 병을 유발시킨다(100%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필자는 지금 태어나서 처음 결막염에 걸렸다). 실제 황사 발생 후 3일까지 천식 질환 진료 건수는 황사가 발생하지 않는 날의 평균 진료 건수보다 약 16~35% 증가한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300만 명이 죽음에 이른다. 덴마크의 한 연구진은 미세먼지는 10마이크로그램(㎍)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병 위험이 22% 증가하고, 초미세먼지의 경우 5㎍ 상승에도 18%나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는 자연 발생한 황사와는 달리 인간이 만들어낸 대기오염 물질로, 화석연료 사용, 공장 매연, 자동차 배출가스 등이 원인이다.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PM10(미세먼지)과 입자 크기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PM2.5(초미세먼지)로 구분된다.
* 출처: OECD
물론, 건강한 성인 남녀라면 황사나 미세먼지 예보 단계가 ‘매우 나쁨’일 때 외출했다고 해서 바로 병이 생기거나 앓아눕지는 않는다. 담배가 백해무익하다고 해도, 담배를 한 번 폈다고 폐암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즉각적인 증상이 없다고 해서 담배가 나쁘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듯, 황사와 미세먼지도 마찬가지다. 매일같이 몸속으로 침투하는 ‘침묵의 살인자’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는 이유다.
미국의 환경정책 전문가인 레스터 브라운(Lester R. Brown)은 황사를 ‘제5의 계절’이라고 말했다. 매년 3월 중순~4월에 일정하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계절의 색깔을 빼앗아버리는 불청객 황사, 피할 수 있으면 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