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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영호(김앤커머스 대표)
친절은 기업이 가질 수 있는 21세기 가장 큰 경쟁력
우리나라에 ‘고객만족’이라는 서비스 경영이 나타난 것도 불과 20여 년 전이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기업들은 앞 다투어 ‘고객만족’이라는 표어를 전사적 운동으로 앞세우면서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고객만족은 더욱 발전해서 ‘가치제안’이라는 고차원적 접근방식으로 성숙해져 가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IT가 발전하고 로봇이 발전해도 인간만이 보여주고 표현할 수 있는 미소와 친절한 말 한 마디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경쟁이 아주 치열한 유통업, 서비스업에서 전개되는 경쟁력은 고차원적 서비스가 제안되어 지고, 소비자로 하여금 채택되게끔 만들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스타벅스는 어떻게 독보적인 브랜드 포지셔닝을 하고 있을까?
우리나라 커피전문점 시장만큼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또 있을까. 우후죽순으로 문을 열고 있는 커피전문점 브랜드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스타벅스가 국내에 도입되기 전에도 수많은 유명 커피숍이 산재하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어떻게 기존 커피숍과 극렬한 차별화 전략을 전개했을까?
스타벅스는 1단계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 중요한 편익으로 집과 직장 이외의 공간인 ‘제3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주었다는 점이다. 집과 직장을 시계추처럼 오가는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문화공간을 제공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전달한 것이다. 2단계로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가장 싫어하는 것(줄서는 것)을 즐거운 문화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고, 그들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스타벅스 앱을 만들어 고객으로 하여금 스타벅스 매장에 오기 전 자신이 원하는 맞춤형 커피를 주문했고, 그들은 커피를 제공하는 데 최대 30초가 걸리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더불어, 자신들의 서비스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고, 지금도 계속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서비스업, 유통업의 핵심은 운영하는 매장에 고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다시 한 번 오고 싶도록 만들기 그리고 한 번 방문한 고객에게 즐거움 주기가 생명인 것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선 늘 깨어 있는 자세로 지금까지의 경험의 관행을 깨고, 소비자들이 쇼핑 시 느끼는 불편함을 그대로 두지 않고 바로 시정해야 한다.
친절이 생명인 또 하나의 서비스업이 있다. 바로 백화점이다
백화점 고객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그래서 특히 여성고객의 감성만족 부분에 많은 서비스가 집중된다. 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백화점으로 알려진 미국의 ‘노드스트롬백화점’도 여성고객 감성을 만족시킨 사례로도 유명하다. 가장 간단한 사례로는 어느 여성 고객이 구입하고 싶었던 바지가 세일로 인해 이미 다 팔려 구입할 수 없게 되자, 백화점 측이 다른 백화점 매장에 가서 그 고객이 원한 바지를 구입해서 세일 가격으로 판매한 것이다. 당연히 ‘노드스트롬백화점’ 측은 청바지 매출에서 할인해 준 만큼 손해를 봤지만, 값으로는 따질 수 없는 고객 로열티를 얻게 되었다.
택시 업계에서도 서서히 친절이라는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친절하지 않기로 소문난 업계도 있다. 바로 ‘택시업계’다. 하지만 이 업계에서도 서서히 친절이라는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내 차보다 편한’ 부산 ‘등대콜택시’ 사례다. 택시 서비스의 대명사인 일본에 MK택시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부산 ‘등대콜택시’가 있다. ‘등대콜택시’를 부르면 오렌지색 제복을 입은 운전기사가 우선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다. 미리 문이 열려져 있는 택시를 탄 고객은 두 번째 놀라게 된다.
운전기사가 “어디로 가시겠습니까?”라고 물은 뒤, “차 온도는 괜찮으세요?”, “좋아하는 음악 있으세요?”라고 질문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동안 고객과의 눈높이 대화는 계속된다. 마무리는 현금영수증을 끊어 주면서 인사를 하면서 끝난다. 사실 ‘등대콜’택시 운전기사 분들은 일본 MK택시에 가서 서비스 교육을 받아온 분들이기에 더욱 한국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동부NTS가 출시한 콜택시 앱인 ‘모범기사 엔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서 콜택시를 요청한 승객의 위치까지 길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사와 승객이 보다 빠르게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우리나라 서비스의 대명사는 ‘에버랜드’다
필자는 몇 년 전 에버랜드에 가족과 나들이 갔다가 그곳에서 21세기형 서비스맨의 모습을 발견해 너무나 반가웠다. 휴일이라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이용하려면 거의 1시간 정도의 대기 시간을 필요로 했다. 그 많은 놀이기구 중에서 고객의 얼굴을 가장 밝게 만든 놀이기구가 있었으니, 바로 ‘아마존 익스프레스’다. 이 놀이기구는 2명씩 한조로 5조(10명)가 한 보트를 타고, 약한 급류를 따라 한 바퀴 도는 기구이다.
이 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죽 늘어 서 있는 중앙에 한 사나이가 너무나 재미난 재담과 익살스런 연기와 춤으로 기다리는 고객에게 풀 서비스를 한다. 그것도 쉬지 않고 말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유쾌하게 만드는 이 재담꾼은 방문객의 혼을 쏙 빼놓기에 모자람이 없다. 거의 2시간이 넘도록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드는 왕중왕 서비스맨의 재담과 연기를 보면서 21세기형 진정한 프로 서비스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발견하게 된다.
‘포시즌즈’ 호텔은 친절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 준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애플의 아이폰. 아이폰을 구입하기 위해 해외에 있는 아이폰 매장을 가면 매장에서 근무하는 애플 판매원들의 친절함에 놀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애플도 벤치마킹한 회사가 있었으니, 그곳이 바로 전 세계 호텔 서비스의 대명사인 ‘포시즌즈’ 호텔이다. 애플의 고(故) 스티브잡스가 벤치마킹한 회사다. 이곳의 CEO가 갖고 있는 경영마인드는 친절의 진정한 의미를 가르쳐 준다. 그는 호텔리어가 아닌 건축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의사결정을 손님 입장에서 생각한다. 모든 호텔이 '좋은 서비스'를 중시하지만, 그 서비스는 손님보다는 호텔 관점에서 본 경우가 많다는 점을 깨닫고 새로운 관점에서 호텔업을 시작해서, '최초'자가 붙은 서비스만 25가지를 도입했다. 예를 들어, 북미 호텔 중 처음으로 큰 수건을 설치한 점, 호텔 내 샴푸가 쓰기 싫어서 항상 병에 샴푸를 넣어 다니는 것을 보고 호텔 샴푸를 고급 제품으로 배치한 점, 방에서 담배 냄새 나는 걸 싫어하는 친구를 보고 금연층을 따로 둔 점, 매일 운동하도록 호텔에 피트니스 센터를 설치한 점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처럼 모든 혁신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골목 안 경쟁이 아주 치열한 대한민국의 편의점
일본 도시를 여행할 때면 언제나 편의점을 이용하게 된다. 일본 편의점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참으로 매뉴얼이 강한 업종이라는 사실이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대부분 ‘프리타(free+arbeiter)’라 불리는 젊은 친구들이다. 구입할 제품을 가지고 카운터에 가면 큰 소리로 고객이 구입한 물품을 하나하나 가격과 품명을 알려준다. 그리고는 고객이 내민 돈을 1천 엔 단위로 다시 외친다. 거스름돈도 고객이 보는 앞에서 천 엔 단위로 보여주면서 큰 소리로 말한다. 계산의 정확성을 알려 주려는 것보다는 불필요한 고객과의 마찰과 사고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큰 소리로 외친다. “감사합니다, 또 오십시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에 이들 젊은 친구들은 철저하게 판매 매뉴얼을 숙지하고 익힌다. 큰 소리로 외치지만, 그들의 기본적인 밝은 인상과 또렷한 말씨는 일본인의 친절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편의점 영업 업무수칙에 예외는 거의 없어 보인다.
모든 서비스업의 승패는 작은 데서 결정된다. 매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닌, ‘제가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라고 묻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한 집 건너 포진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편의점 비즈니스에서 우월한 경쟁력을 지닌 시장 포지셔닝을 하려면, 당연히 나만의 고객을 많이 창출해내야 한다. 소비자 자신의 취향을 미리 알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포서비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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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앤커머스 대표, 김영호유통아카데미 대표, 유통 9단
- 대한민국 상품평론가 1호, 서울시 디자인센터 마케팅부문 자문위원, 중기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영 자문위원, 성남시 상권활성화재단 경영 자문위원, 가락몰 활성화 자문위원, (前)서울디지털대학교 경영학부 겸임교수
- CBSi- 더스쿠프 ‘유통9단 김영호의 City Trend’ 칼럼리스트, 겸임기자
- 10년에 10권의 유통경영서적 저술 완료 (10 in 10)<세계가 깜짝 놀란 프로모션>, <장사의 99%는 트렌드다>,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타이거리치다이어리3>, <머니 트렌드 인 도쿄>, <김영호의 독종마케팅>, <유통만 알아도 돈이 보인다>, <나도 돈 좀 벌어보자>, <3년 뒤 뭐해 먹고 살지>, <톡톡 튀는 마케팅> 저자
※ 본 칼럼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