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대중화’를 실천하는
역사 커뮤니케이터
최태성
글 편집실 사진제공 별★별한국사연구소
균형 잡힌 역사관과 보는 이를 유쾌하게 만드는 특유의 에너지, 강의마다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탁월한 스토리텔링 능력까지.
누적 수강생 700만 명에게 ‘실질적 도움’과 ‘따듯한 응원’을 전해 온 한국사 강사인 동시에,
대중 역사서 집필을 통해 ‘역사의 대중화’를 실천해 온 작가인 최태성에게 ‘역사’란 무엇인지 물었다.
강의하고, 책도 쓰고, 방송도 하느라 눈코 뜰 사이 없을 텐데 늘 활기차 보인다.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한국사를 알리는 일은 여전히 즐겁다. 나처럼 역사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 대부분이 낙천적이고 긍정적이다. 우리는 결론적으로 볼 때 ‘역사는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역사를 알리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바쁜 나날 속에 보람된 순간이 있다면?
수강생들이 “제 인생은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 전과 후로 나뉜다”, “선생님 덕에 역사 공부가 재밌다” 등과 같은 후기를 들려 줄 때 가장 행복하다. 인생의 행복은 돈을 남기는 것도, 명예를 남기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의미 있는 일은 내가 사는 사회에 건강한 가치를 남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조금이나마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강연 스케치
학교 교실에서 20년간 학생들과 호흡하다, 2017년 사교육 업계에 뛰어들었다.
좋은 교사가 되는 것. 오직 그 꿈을 위해 1997년부터 20년간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면서 EBS 무료 강의를 했다. 어느 순간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강의를 전하자’라고 생각했고, 고심 끝에 퇴사를 해 2017년 사교육 업계에 뛰어들었다. 역사를 알리는 창구만 있다면 그곳이 내 무대라고 생각한다.
사교육 시장으로 옮긴 뒤에도, 온라인 강의를 무료로 제공해 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교육은 공유돼야 한다’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또한 ‘역사는 사교육이 아니라 평생교육이라는 체제 안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에게 무료로 좋은 콘텐츠를 접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 현재 EBS와 이투스, 유튜브를 통하여 무료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각자 접근하기 편한 채널을 이용하면 된다.
교사나 부모가 아이에게 역사를 가르칠 때,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사건이나 연도를 무턱대로 암기시키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강박적으로 암기만 시키는 부모들이 많은데, 이것이 바로 아이들이 역사를 싫어하게 되는 지름길이다. 중요한 것은 역사적 사건과 내 삶의 연결 고리를 찾는 일이다. 내 삶에 자극과 영감을 줄 수 있는 무엇. 그것을 얻는 게 역사 학습의 목표이다. 시간이 흘러 개별적인 사건을 잊는다고 해도, 그 사건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느낀 내 삶에 대한 적용성.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록 사건과 연도를 외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것들로 인해 진정한 역사를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역사 관련 서적을 많이 집필하였는데, 최근 한국사 일력을 출간했다.
과거 오늘과 관련된 역사적 인물·사건·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최태성의 365 한국사 일력』을 출간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고조선이 세워진 날부터 2022년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의 날까지 5,000년 한국사를 망라한다.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를 알리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결과로, 하루 한 장을 넘기기만 해도 저절로 역사 지식이 쌓이고, 이야깃거리가 생기며 매일 오늘의 의미를 발견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최태성의 365 한국사 일력』(2023.11.)
역사 교육을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최태성이 생각하는 역사란 무엇인지 궁금하다.
역사란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역사를 단순히 암기하는 과목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역사의 본질이 아니다. 역사는 과거의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건강한 삶은 무엇인지, 그 삶을 통해 어떻게 행복할 것인지 고민하는 지점을 형성하게 하는 학문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역사를 단순히 암기과목이 아닌 인문학으로 생각했으면 한다.
이 시대에 우리는 왜 역사를 배워야 할까?
우리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선택을 해야 할 때, 그 답을 알면 좋지 않겠나. 놀랍게도 그 답은 이미 역사의 데이터베이스에 충분히 쌓여있다. 역사는 내가 내린 결론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지에 대한 대답을 희미하게나마 제시해 준다. 우리는 운전할 때 안전하게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백미러를 확인하지 않나. 역사를 배우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과거를 돌아보며 얻은 지혜로, 지금 내 옆 사람부터 저 미래세대와의 연결까지 가능하게 하는 행위이다.
“역사란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다. 역사는 과거의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건강한 삶은 무엇인지, 그 삶을 통해 어떻게 행복할 것인지 고민하는 지점을 형성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역사를 단순한 암기과목 아닌 인문학으로 생각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