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이현석 서울의료원장
“시민을 위한 일류 공공병원,
감염병 재난을 막는 선도병원
서울의료원은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지난 7월 20일, 제15대 서울의료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현석 신임 의료원장.
이현석 원장은 당면한 과제로 코로나 전담병원 운영으로 맥이 끊긴 이용객 정상화와 함께 의료역량의 강화,
이용객 서비스 업그레이드, 더 발전된 공공의료 정책의 발굴과 수행, 지역사회 협력 등을 지목했다.
신임 이현석 의료원장으로부터 앞으로 서울의료원의 발전 방향과 병원 운영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Q. 취임하신 지 두 달 가까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서울의료원의 현황과 업무 파악, 그리고 당면 과제 등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의료원 내 모든 부서를 돌며 보직자, 그리고 실무 직원들을 많이 만나려 하고 있고요, 그리고 서울의료원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비전과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Q. 취임 후 서울의료원에 대한 인상은 어떠셨는지요?
모두 잘 아시다시피 서울의료원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공공병원으로서 지난 수십 년간 시민의 건강을 돌보면서 다양한 공공의료정책을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특히 과거 사스나 메르스와 같은 국가적 감염병 위기 대응에서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고요, 현재도 진행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대표 전담병원으로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를 치료하면서 감염병 극복에 모든 역량을 쏟아냈습니다. 제가 의료원장으로 부임해 살펴보니 이처럼 큰일을 훌륭히 치러낼 수 있던 저력이 무엇인지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역할에 열정적이고, 뛰어난 집중력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개인별 역량이 아주 우수했고 직원 모두가 의료원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임감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Q. 취임 후 파악한 서울의료원에서 가장 선결해야 할 당면 과제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의료원 이용객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려놔야 한다는 문제입니다. 서울의료원은 2020년 초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지난 2022년 5월까지 3년여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코로나 대응을 했습니다. 감염병 전담병원 시작과 함께 기존 일반 환자분들을 모두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키고 병동 전체를 음압병동으로 개조해 코로나 확진자를 입원시켰지요. 코로나 이전에 꾸준히 서울의료원에서 치료받던 환자분들이 다른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환자분들이 일시에 발을 끊게 된 거죠. 이제 코로나 전담병원 역할을 마치고 다시 일반 환자 진료를 해야 하는데 다른 병원으로 옮기신 분들은 그곳 병원을 계속 다녀야 하니 서울의료원으로 다시 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신규 이용객은 한정되다 보니 결국 전체 이용객이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병원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일반 사업체와 마찬가지로 병원 경영을 위한 적정 진료 고객이 필수적인데 험난한 코로나 시국은 어느 정도 지나갔지만, 이전 수치만큼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진료 정상화를 위해 전 임직원이 팔을 걷어붙이며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의료진과 최신 시설을 갖추고 의료원 구성원 모두가 최선을 다해 코로나 이전보다 더 열심히 일반 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고요, 저희 노력을 시민들께서 알아주시고 이용객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된다면 앞으로 할 일이 많지요.
Q. 선결과제를 해소하고 나서 이끌고자 하는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선결과제와 상관없이 제가 임기 시작부터 준비하고자 하는 것은 시민과 구성원을 위한 더 좋은 병원으로 업그레이드입니다. 서울의료원은 이미 규모도 크고 그 안에 좋은 시설과 훌륭한 의료진을 갖춘 우수한 병원입니다만, 지속적인 노력으로 업그레이드하여 최고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확연히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의료방사선 장비를 확충해 암 치료를 특화한다거나, 우수한 의료인력을 좀 더 확충해 기존에 취약했던 부문을 강화하는 일이 필요하고, 병원 내 고객 이용 공간에 서비스 디자인 요소를 도입하는 등 고객 입장에서 더욱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좀 더 가족적인 진료문화를 조성해 나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물론 서울의료원이 시행하고 있는 공공의료에 대한 활동성 강화도 필요하고요.
Q. 서울의료원은 서울시 대표 공공병원입니다. 원장님이 생각하는 공공의료 방향은 어떻게 될까요?
서울시가 시민 보건의료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요. 시는 주로 큰 틀의 정책적인 계획과 활동이 주된 역할입니다. 그런데 서울의료원은 서울시 정책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의료 서비스를 바탕으로 공공의료가 필요한 시민들과 직접 만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기반한 공공의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는데요. 이러한 현장 활동을 더 효과적으로 상향하는 것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서울의료원이 환자안심병원 서비스를 개발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전국화한 사례와 같이 시립병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시민들께 공공의료의 효과를 제공해 드릴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원장님께서는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를 만들어 의료분야 소통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의사에 대한 평가가 많이 갈리고 있습니다. 좋은 의사에 대한 칭찬도 많지만, 그 반대의 시선도 적지 않지요. 그런데 부정적 인식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차갑다’, ‘설명을 잘 안 해준다’ 등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의사의 진료내용이나 의료 질에 대한 불만은 드물었습니다. 저는 이 같은 잘못된 의료계 소통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가 함께 논의하면서 진료를 진행하는 의료 선진국의 방법론을 우리 의료계에 접목할 필요성을 느꼈어요. 그래서 지난 2006년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를 설립하고 의학박사 학위와 국내 최초 의료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됐습니다. 학회 활동을 통해 의사와 환자 사이의 소통에 관한 연구 활동을 해 왔고 병원 내 다양한 직군 간의 소통, 개원의와 병원의 간의 소통, 다양한 진료과 간의 협업 등의 문제도 의료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활발히 다루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서울시 대표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에 도입시켜 볼 생각입니다. 이 시도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면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좋은 효과가 있을 수 있고 케이스가 다른 병원들에도 전파될 수 있어 시민들께 좋은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Q. “병원은 소통에 있어 특수한 환경에 놓여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네 맞습니다.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직원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게 창의성을 기반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계속 발전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군이 이미 고령화되어 있고 갈수록 그 비율이 높아질 겁니다. 이분들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발전을 이끈 산업화 세대로 젊은 세대와는 문화적 충돌과 세대 간 소통 간극으로 서로 이질감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환자와 직접 대면하는 구성원은 과거 세대에 대한 이해가 있는 상태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지요. 다른 산업 분야와 달리 의료계에서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 소통 과제입니다. 그리고 혼자 오신 어르신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생각보다 큽니다. 고민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지요.
Q. 마지막으로 시민 여러분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서울의료원은 시민 여러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감염병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아주 좋은 체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의료진과 의료역량, 의료장비 수준이 매우 높고 직원들이 공공병원 구성원으로서 열정과 마인드도 뛰어납니다. 이를 바탕으로 평상시에는 합리적이고 우수한 일반 진료를 제공하면서 취약계층 및 어려움에 처한 시민의 의료지원과 보건정책 또한 주도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염병 재난이 닥치면 신속하게 대응 체제로 전환해 막아내는 선도병원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민 여러분을 위해 열심히 뛰는 서울의료원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서울의료원이 코로나 이후 정상화되는 과정에 적극적인 동참과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