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SPRING vol.153
ISSUE HEALTH COMMUNICATION
건강레시피

올 한 해 소원을 빌어봅니다
<오곡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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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_ 황인철 산부인과 과장
진료과목 _ 산전관리, 고위험임신, 정밀초음파

올 한 해 소원을 빌어봅니다 <오곡밥>

한국의 명절이라고 하면 어떤 날들이 떠오릅니까? 대부분 설날과 추석 생각이 날 겁니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농경민족이었던 우리나라는 거의 매달 명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근대화 이후 현재까지 전해지는 명절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대표적인 명절은 설날(음력 1월 1일)과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한식(동지로부터 105일 후, 보통 식목일 경), 단오(음력 5월 5일), 칠석(음력 7월 7일), 추석(음력 8월 15일), 동지(양력 12월 22일)가 있습니다.

보름달의 불빛은 건강과 행복, 행운의 상징

설날 연휴를 보내고 정신없이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어느 날, 새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계묘년의 첫 보름달이 떠올라 있었습니다.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무상신속(無常迅速)이라고 했던가요. 세월의 빠름이 총알의 표현이 못 따라갈 정도로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새해의 첫 일출은 조금씩 가라앉는 내 마음을 부채질하고 에너지를 일으키는 격려의 불빛이라면 첫 보름달은 나와 가족의 건강과 행복, 행운을 비는 따뜻한 불빛이라 생각됩니다.

설날 연휴를 보내고 정신없이 일을 마치고 퇴근하던 어느 날, 새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계묘년의 첫 보름달이 떠올라 있었습니다.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무상신속(無常迅速)이라고 했던가요. 세월의 빠름이 총알의 표현이 못 따라갈 정도로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새해의 첫 일출은 조금씩 가라앉는 내 마음을 부채질하고 에너지를 일으키는 격려의 불빛이라면 첫 보름달은 나와 가족의 건강과 행복, 행운을 비는 따뜻한 불빛이라 생각됩니다.

정월 대보름엔 오곡밥에 보름나물

이날 우리나라의 독특한 식문화가 있는데 다섯 가지의 잡곡을 섞은 오곡밥과 정성껏 말려 놓은 나물을 무쳐 먹는 보름나물이 바로 대표적인 먹거리입니다. 오곡밥은 찹쌀, 수수, 좁쌀(차조), 붉은 팥, 검정콩을 섞어서 지은 밥을 말하며, 호박과 고사리, 무, 시래기, 가지, 콩나물, 시금치, 버섯, 도라지 등 9가지 보름나물을 먹으면 여름 더위를 잘 이겨낸다고 조상들은 믿었습니다. 또한 밤이나 호두, 땅콩처럼 껍데기가 단단한 견과류를 깨물어 먹었는데 이를 부럼깨기라고 합니다. 이것을 하면 치아가 튼튼하고 종기가 안 생긴다는 설도 있었답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정월 대보름을 보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부엌에서 할머니가 정성껏 나물을 삶는데 소여물 냄새가 난다며 코를 잡았던 꼬맹이는 이젠 매년 나물을 무쳐먹습니다. 이가 다칠까 봐 호두를 과감히 깨물지는 못하지만 땅콩이며 밤이며 호두의 부럼은 치아나 종기보다는 나의 혈관 건강을 위한 오메가3라는 지식을 알고 있는 의사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정월 대보름의 추억은 어떤가요? 저에게 설날은 두둑한 세뱃돈이 좋았고, 정월 대보름은 가족의 따뜻함이 좋았던 명절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 따뜻함과 찰기를 불러온 건강한 오곡밥을 소개할까 합니다. 그리고 더위를 특히 많이 타는 제가 여러분께 한마디 전합니다. “제 더위 사가세요!”

Recipe
재료
찹쌀과 멥쌀(3:1의 비율) 총 6컵, 조 1컵, 차조 1컵, 수수 1/2컵, 콩은 취향껏, 팥 1/3컵, 소금1T, 설탕 1T, 참기름 2T(1컵은 종이컵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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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조, 콩, 수수의 잡곡을 1~2시간 불려 놓고, 팥은 뜨거운 물에 5분간 삶은 후, 삶은 물을 버리고 다시 30분 끓인다. 찹쌀은 물에 불리지 말고 깨끗이 씻어 물기만 제거하고, 멥쌀은 30분 이상 불려 놓는다. 솥 에 잡곡과 삶은 팥을 넣고 소금, 설탕, 참기름을 두른 뒤 밥을 짓고, 밥이 끓어 오르면 약불로 줄인 뒤 10분간 약불로 가열한다. 불을 끄고 20분간 뜸을 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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