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직원들의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우리가 잊고 지냈던 서울의 골목들
글·사진_ 이창우 노사협력팀 보조원(바리스타)
재개발 예정지에서 만나는 추억여행
동네 친구들과 좁고 미로 같은 골목에서 숨바꼭질 하며 놀던 때가 있었다.
달릴 땐 골목 저쪽 끝까지 쿵쿵 뜀박질 소리로 가득했고, 개조심이라고 붙어있는 집 담 너머에선 왕왕 짖는 소리, 이게 무서워 또 더 내달리곤 했다.
저녁녘이 되면 지붕 너머로 뉘엿뉘엿 해가 저물고, 담 넘어 밥 짓는 냄새가 솔솔 풍겼다.
엄마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그 소리에 아이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향했다.
그 추억의 골목들은 다 어디 갔을까….
아파트 숲 속으로 변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그 시절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때를 기억할 수 있는 골목들이 아직 서울에 남아있다. 좁고 가파른 골목길.
오를 땐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뒤돌아보면 골목 어귀가 아득하다.
옛 감성.
뜻밖에 만난 시간여행으로 마음은 그 시절로 돌아간다.
함께 놀던 친구들. 왕왕 짖던 백구들.
그 골목을 쏜살같이 달리던 어린 나.
그리고 무엇보다 날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그립다.
내겐 너무 자랑스러운 서울의료원
글_ 최옥연 보험심사팀 간호사
지난 2011년 9월, 보험심사 경력직으로 입사하면서 서울의료원과의 인연을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전국 공공병원 신포괄시범사업이 시작되어 해당 사업이 우리 의료원에 잘 정착되도록 진료부, 간호부 및 진료 지원부서와 협력 과정을 경험하며 솔선수범하고 항상 도와주는 동료 직원 덕분에 서울의료원에 대한 소속감과 애착이 커졌습니다.
그러다가 위탁 운영 중인 용인정신병원에 파견을 나가 진료비 청구 업무 프로세스 정비와 신규 프로그램 숙달에 매진하다보니 관련 업무 과정이 원활해졌고, 이 경험이 큰 보람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근무처와 업무로 인해 예상하지 못했던 길을 가게 되었지만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짐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이때 만난 동료들이 저에게 해주었던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몸소 느끼게 해준 귀한 인연이어서 지금까지도 서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의료원은 메르스와 코로나19, 두 가지 감염병과의 지독한 전쟁을 치렀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당시에는 약제, 검체물 등이 격리병동으로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지원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또한 전대미문의 감염병 대유행에 따른 건강보험 정책이 수시로 개편됨에 따라 변경된 보험기준을 익히고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여 관련 부서에 전달하였습니다. 저를 포함한 보험심사팀 선생님들은 효율적인 의료 경영과 건전한 보건의료제도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두 번의 감염병은 일상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지만 시민의 건강을 최전선에서 지키는 서울의료원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고, 공공의료의 중심에 몸담고 있는 제 자신 역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신포괄 심사운영사례 발표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신우회 활동과 캄보디아와 태국으로 의료 선교를 다녀오는 등 서울의료원에 근무하면서 잊지 못할 경험과 추억이 가득합니다.
의료원 간호사 라운지 벽면 액자에는 ‘人無遠慮 難成大業(인무원려 난성대업)’이란 문구가 있습니다. 이는 “사람이 멀리 생각함이 없으면 큰일을 이루기 어렵다.” 는 뜻입니다. 코로나19라는 큰 산을 잘 넘어서, 이제는 정상진료 회복이라는 또 다른 여정 앞에 서있습니다. 더 멀리, 더 높이 변화할 수 있는 이 시기를 맞아 저는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2023년에도 ‘자랑스러운 서울의료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의료원 S 다이어리]는 직원들의 병원 업무와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는 페이지입니다. 장르와 주제 제한은 없습니다. 서울의료원 구성원들의 진솔한 이야기,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눠보고 싶은 생각들을 담아 홍보팀으로 보내주세요. 심사를 거쳐 당선되신 분들의 원고는 왕진가방 다음 호에 게재됩니다. 많은 직원 여러분의 참여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