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史물
어느 독립운동가의 귀향

글 독립기념관 자료부
어느 독립운동가의 귀향

〈최익현 선생의 유해환국〉민족기록화(1976, 이의주 作)
290.90 × 197.00cm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기증
최익현(崔益鉉)은 1906년 을사늑약을 반대하는 의병을 일으켜 항전하다가 체포되어 대마도에 유배되었다. 그림은 그가 단식 후 옥중 순국하여 1907년 1월 5일, 부산 초량에 유해로 환국하는 장면이다. 1976년 이의주 작가가 그린 민족기록화 <최익현 선생의 유해환국>으로, 관련 자료를 충실히 그림으로 재현하였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최익현의 영구를 실은 배가 항구에 정박한 오전 8시경으로 추정된다. 하늘 오른 편에는 쌍무지개가 그려져 있는데, 실제로 최익현의 영구를 실은 배가 초량항에 도착했을 때 구름이 끼고 가랑비가 내리던 날씨여서 쌍무지개가 서남쪽으로 뻗었다고 한다. 작품의 중앙에서 빨간 깃발에 흰 글씨로 새겨진 만장과 그 만장 옆으로 상여꾼들이 이고 있는 최익현의 영구를 확인할 수 있다. 이날은 이른 아침부터 최익현의 가족들과 문중, 문인과 일반 시민들이 부둣가에 나와 기다렸으며, 상무사(商務社, 상업과 국제무역 업무를 관장하던 기관) 사원 1천여 명은 큰 상여를 갖추고 큰 글씨로 ‘춘추대의 일월고충(春秋大義 日月孤忠)’ 8자를 비단에 써서 간대에 걸고 나와 영접했다.
상무사 사무장 김영규 등이 영구를 옮기며 “이 배는 대한의 배요, 이 땅은 대한의 땅입니다”라고 울부짖으니 항구에 나와 있던 시민들이 모두 최익현을 외쳐 부르며 통곡하였다고 한다. 슬퍼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