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관 산책
끝과 시작

끝과 시작
한 해의 마지막입니다.
시간은 빠르고
비록 나는 느릴지라도
저물어가는 계절 앞에서
슬퍼하지 마세요.
옷깃 사이로 스미는 찬바람에
겨울더러 야속하다
원망하지 마세요.
온통 하얗게 눈으로 뒤덮인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적막과, 또 그보다 무거운 추억이
짙게 내려앉은 풍경을 본다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
겨울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고,
그래서 겨울은 올해의 끝이지만
새해의 시작이기도 하니까
마지막이라 아쉬워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