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관 산책
일상의 발견

일상의 발견
아직도 덥다는 볼멘소리를 하며
넝쿨 그늘 아래 앉았습니다.
목덜미에 맺힌 땀을 손으로 닦아내고
고단한 한숨을 몰아쉽니다.
분홍으로 물든 무궁화와 대롱대롱 매달린 조롱박
그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가느다란 볕
옅지만 제법 선선함을 머금은 바람
잎사귀가 저들끼리 부딪치는 소리
마치 꿈처럼 아득하게 빛나는 고요입니다.
매일 스치던 풍경인데
새삼스러울 일 없는 익숙한 순간인데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유난했던 무더위의 끝자락에서
그렇게 가을을 발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