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보다 귀한 옥 

선사부터 고대까지 옥 문화를 조명하다

2021.9.30.~2022.2.6.


글. 이진우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연구사


2021년 6월, 마한역사문화권을 포함한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었다. 국립나주박물관은 전라남도와 함께 특별법 시행 기념으로 <금은보다 귀한 옥> 전시를 기획했다. 중국 진晉나라 때 ‘진수’라는 학자가 쓴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는 마한 사람에 대해 ‘구슬을 귀하게 여겨 옷에 꿰매어 장식하기도 하고 목이나 귀에 달기도 하지만, 금·은·비단은 보배로 여기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을 바탕으로 과거 사람들의 화려한 옥 문화를 조명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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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진귀한 보물, 옥

옥은 예로부터 진귀함의 상징으로, 서양에서 다이아몬드를 귀하게 취급했다면 동양에서는 옥을 귀하게 여겼다. 옥의 사전적 의미는 광물학적으로 연옥과 경옥을 말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벽옥·수정·홍옥수·천하석 등 다양한 광물과 흑옥·유리 같은 비광물도 모두 옥이라고 부른다. 옥은 변하지 않는 영원함과 아름다운 색깔, 구하기 어려운 희귀함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장식을 위한 도구로 꾸준히 사용되었다. 광물의 원석과 실제 유적에서 발견된 유물을 함께 전시해 서로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


2부 - 옥, 장식에서 상징으로

옥은 희귀하고 만들기 어려워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한반도에서 신석기시대에 처음 확인되는 옥은 일반적 돌과 다른 빛깔과 아름다움 때문에 주로 장신구로 가공해 사용된다. 청동기시대에는 고인돌 같은 무덤에서 간돌검, 청동검 같은 힘의 상징인 무기와 함께 특별한 신분을 상징하는 대상물이 된다. 청동기시대 후기가 되면 전문적 옥 작업장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에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옥 생산을 독점하는 집단도 생겨났다. 이후 초기 철기시대에는 검과 거울 그리고 옥이 하나의 구성물이 되어 권력자의 무덤에 넣어진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장신구에서 점차 권력의 상징물로 변화하는 옥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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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울·옥(아산 남성리)



3부 - 해상 실크로드와 옥

기원전 2세기에 중국 한나라 무제에 의해 해상 실크로드가 완성되면서 아시아 전역이 바닷길로 이어진다. 이 시기는 한반도 서남부지역에서 마한과 백제가 성장하던 시기로 고대 사람들은 새롭게 열린 길을 따라 옥을 중심으로 활발히 교역했다. 특히 홍옥수와 유리로 만든 옥이 주목되는데, 이 옥들은 한반도가 아닌 인도·베트남 같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마한과 백제 사람들도 이 실크로드에 참여해 옥을 수입한 것으로 보인다. 전시는 마한·백제권역에서 확인되는 다양한 옥을 통해 당시 해상 실크로드를 따라 활발히 교역하던 마한과 백제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4부 - 금은보다 귀한 옥

4~6세기 각 지역에 거대한 무덤을 만든 권력자들은 서로 공유하면서 장식 문화를 완성한다. 이 시기에는 다채로운 유리옥을 바탕으로 비취색 굽은옥, 푸른색 대롱옥, 고도의 기술이 적용된 채색유리옥과 상감유리옥 등을 조화롭게 엮어 화려함을 빛냈다. 특히 목걸이의 펜던트 기능을 한 것으로 보이는 굽은옥은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 유행했는데, 특히 경옥제 굽은옥이 주요 무덤에 부장된다. 여기서는 여러 유적에서 발견된 주요 채색유리옥과 상감유리옥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으며, 고대에 화려하게 꽃핀 옥 문화를 감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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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옥수와 수정 목걸이(고창 만동)  |  여러 가지 옥 목걸이(나주 복암리 정촌고분)



아름다움은 인류가 추구해온 원초적 바람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옥석玉石을 가린다’는 말처럼 필요 없는 돌을 깎아 없애고, 그 속에 숨겨진 보물을 수천 번 마감질해 완벽完璧한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수많은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옥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귀중한 물건으로, 이를 가진 사람은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다. 

고대에는 유리라는 새로운 물질이 들어오면서 옥 문화는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한다. 마한과 백제 사람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 영롱한 색감으로 찬란한 유리옥의 세계를 열었다. 이러한 모습에 중국 사람들이 마한 사람에 대해 ‘구슬을 보배로 여긴다’는 기록을 남기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옛 한반도 서남부지역에 있던 마한과 백제의 문화권을 중심으로 선사시대부터 고대의 옥을 한자리에 모아 옥의 문화사적 흐름을 소개했다. 한반도의 옥 문화는 신석기시대에 처음 출현해 청동기시대를 거쳐 삼국시대에 화려하게 꽃피운다. 이번 전시로 옛사람들이 귀히 여기던 옥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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