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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인터뷰

“자유로운 관람이
다채로운 시각을 갖게 해요”

김서울 작가


진행·정리. 편집팀
사진. 현진



국립중앙박물관의 참여형 큐레이션 ‘아침 행복이 똑똑’은 일방적 정보 제공이 아닌 모두가 참여해 박물관에 대한 경험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자신만의 직설적이고 개성 넘치는 유물 감상법을 전하고 있는 김서울 작가를 「박물관신문」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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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행복이 똑똑’ 코너에 소개한 글을 보면서 작가님만의 시각과 이를 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박물관을 바라보는 작가님의 시선이 인상적인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원래 역사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유물을 공부가 아닌 휴게 공간에서 마주치는 사물로 보는 편이었죠. 유물을 좋아하게 된 계기도 사람이 없는 곳, 서울에서 시간을 편하게 보낼 곳을 찾다가 국립중앙박물관에 오게 된 거고요. 박물관에서도 처음에는 유물을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잠시 쉬고 있으니 점점 유물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미술사나 역사적 맥락을 제외하고 앞에 있는 감상품으로 보기 시작한 거죠. 캡션을 읽는 대신 보이는 대로 예쁜지, 좋은지, 싫은지 감상한 뒤 ‘저런 디테일은 왜 있을까’ 등 예전에 공부한 부분과 비교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디테일이 보이고, 실제로 유물을 보니 더 와닿았어요. 그러고 나서 좋아하는 유물을 모아보니 고려시대에 치중되어 있다는 걸 알았죠. ‘아, 이것이 고려시대의 양식이구나’ 하면서 먼저 이해하고 그 과정을 설명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역사를 잘 알았더라면 너무도 당연하게 설명했을 텐데, 저도 잘 모르는 데다 저한테도 재미가 없는 것을 이해 과정을 거쳐 ‘같이 감상해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상하면서 사람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간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가 모여 『유물즈』라는 출판물로 발행되고, 박물관 애호가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었죠.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유물의 이야기에는 약간의 장치 혹은 기술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유물즈』를 쓸 때는 애초에 글을 쓴다는 의식 자체가 없었어요. 계획하고 출간한 것도 아니고요. 이벤트 같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만든 책인데, 졸업 작품을 준비하면서 만든 책이거든요. 정말 좋아하는 유물만 골라 썼어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듯, 세련되진 않아도 거짓이 없기에 필터나 레이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설가 김애란 작가님도 읽은 뒤 신나는 글이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여가 시간을 보내듯, 스트레스를 풀 듯 쓴 글인데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유물즈』를 참 재미있게 썼구나’ 하고 되돌아보게 됐어요.



박물관에서는 어떤 유물을 좋아하나요? 작가님만의 유물 감상법이 궁금합니다.


좋아하는 유물은 워낙 많지만, 그중 하나만 꼽으라면 기증전시실에 있는 ‘구름 용무늬 항아리’예요. 제가 쓴 『유물즈』 책 띠지에도 넣었는데,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 박물관스럽기 때문이죠. 완성도가 떨어지는 하나의 ‘상품’이 살아남아 누군가에게 수집되고 박물관에 기증되고 전시된다는 것 자체가, 사람이 없으면 전시되지 않을 물건일 수도 있잖아요. 보통 박물관에는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것이 많은데, 기증전시실의 유물은 특별한 가치나 완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누군가 마음에 들어 수집하고 기증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것 같아요.



박물관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는지?


제가 박물관에서 하는 일 중 하나는 관람객을 관찰하는 거예요. 저도 질문을 많이 받거든요. 사학과 학생들의 “전공인데 좋아하질 못해 힘들어요”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요. 나와 다른 점을 비교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관람객을 유심히 보기 시작한 것도 있어요. 그런데 박물관이 결코 편한 곳은 아니다 보니 긴장을 많이 하고, 무조건 1층부터 보다 지치는 분도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한테는 꼭 순서대로 박물관을 관람할 게 아니라 발길 가는 대로, 순서대로 보면 되고 유물을 다 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유물을 보면 바로 캡션에 눈이 가잖아요. 신석기·고려시대를 구분하고, 특히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은 “같이 (캡션을) 읽어보자”라고 하시는데, 그것보다는 아이에게 유물을 보고 느낀 점을 물어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너는 어때? 좋아, 싫어?” 사람마다 느끼는 것도 다르고 호불호도 있는데, 모든 유물을 좋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면 못생겼을 수도 있는데, 유물을 보고 그런 말을 하면 실례라고 생각하는 분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러면 “너는 뭐가 예쁜데? 왜 이게 예뻐 보여?”로 이어갈 수 있는, 결국 캡션이 관람 대상이 아닌 유물이 대상이 되는 거죠. “저 부분은 왜 깨졌을까?”, “저 부분은 왜 다른 흙으로 채워져 있을까?” 등 결국은 본인의 경험이 쌓여 더욱 다채로운 시각을 갖게 되죠. 동선에 신경 쓰지 말고 점프하듯 자유롭게 관람하면 좋겠어요.



코로나19 사태로 박물관 운영이 많이 바뀌었어요.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박물관으로 변하고 있거든요. (잠재적) 애호가들을 위해 박물관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요즘 많은 콘텐츠를 시도하고 있죠. 저도 그런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건데, 온라인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열어두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기존 관람객이 많은 듯합니다. 그동안 박물관을 찾지 않던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고민이기도 하죠. 어떤 노력이라기보다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 공간이나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입소문 나면 당연히 많은 사람이 박물관을 찾지 않을까요.
온라인 서비스 중에는 e뮤지엄을 잘 활용하고 있어요. 전국의 각 박물관 사이트에서 저장하지 않으면 찾아둔 유물도 잊곤 하는데, 내 유물 리스트에 카테고리별로 저장하고 저작권 정책도 바로 붙어 있어 편하게 이용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을 들려주세요.


일단 박물관과 문화재에 대한 글을 계속 쓰고 있어요. 전공자나 저보다 더 뛰어난 분은 많지만, 박물관과 관람객의 매개자는 생각보다 적은 것 같아요. 『유물즈』를 쓴 뒤 콘텐츠를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와 박물관에 대한 책도 쓰고 있고, 그것과 별개로 다시 박물관학 쪽으로 공부하려고 계획 중이에요. 박물관 자체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거든요. 박물관 공간도 연구하고 싶고요. 파랑새가 집 안에 있는데 그동안 그 가치를 너무 외면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온 가족이 박물관에 들러 시간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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